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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분담금 대부분 한·일몫” 못박아/미상원 「북핵청문회」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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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분담금 대부분 한·일몫” 못박아/미상원 「북핵청문회」 정리

입력
1995.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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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대화 필수전제” 북에 전달/작년 5·6월 한반도 전쟁위기 북한 핵문제에 관한 미상원 청문회가 26일 일단 막을 내렸다.

 지난 19일 에너지위원회를 시작으로 24∼26일등 모두 나흘간 열린 이번 청문회에서 의원들은 행정부를 상대로 북·미협상 전반에 걸친 문제점을 추궁했으나 북한과의 합의를 일단 이행해야 한다는 점에는 별다른 이의를 달지 않았다. 이번 청문회에서 분명해진 사실과 뒷얘기를 주제별로 정리한다.

 미행정부관리들은 경수로건설 및 중유제공등 대북지원에 소요될 자금은 대부분 한국과 일본이 분담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워런 크리스토퍼 국무장관은 24일 외교위 증언에서 『미국이 짊어지게 될 분담금은 중유제공과 코리아에너지개발기구(KEDO) 운영비등 연간 2천만∼3천만달러에 불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대북 지원금이 이제까지 추정했던 40억달러보다 25% 늘어난 50억달러가 넘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크리스토퍼장관은 미국이 지난해 10월중순 제네바 합의문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남북대화 재개를 명시한 조항에 북한이 동의하지 않으면 협상자체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최후 통첩을 전했을 정도로 남북대화 재개에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남북대화 재개는 북·미합의 성공에 「긴요하다(ESSENTIAL)」는 점을 북한측에 분명히 전했다고 말했다.

 미행정부는 북·미협상 과정에서 한국이 소외됐다는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크리스토퍼장관은 제네바협상이 열리는 동안 한국 외무부관계자들이 현장에 파견돼 미국측 대표단과 수시로 의견을 교환한 사실을 상기시켰다. 그는 또 한미 고위관계자들이 북·미협상의 단계마다 긴밀히 협의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한국을 방문해 김영삼대통령과 면담한 자리에서도 김대통령이 북·미합의를 강력히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이 지난해 5월말∼6월초 북한 핵시설에 대한 공습을 심각히 고려했다는 사실이 윌리엄 페리 국방장관의 증언을 통해 확인됐다. 페리장관은 24일 외교위 증언에 이어 26일 군사위 증언에서도 당시 북한 핵시설을 무력으로 제거하는 문제를 『심각히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이 지난해 5㎿ 원자로에서 꺼낸 연료봉을 재처리하고 새 연료봉을 장전하겠다고 공언한 뒤부터 미정부가 무력사용을 포함한 단호한 조치를 실제로 강구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페리장관은 지난해 6월 백악관에서 열린 안보관계장관 회의에서 한국에 대한 첨단군사장비 긴급지원 및 증원군 1만여명 추가배치등 강경한 대북조치를 결정하고 회의장을 나서는 순간 북한이 협상에 나설 의사를 전해왔다고 밝혔다. 당시 북한을 방문중이던 지미 카터전미대통령을 통해서였다. 이와 관련, 크리스토퍼장관은 미국이『힘의 위치에서』 협상에 임했다고 말했다.

 제임스 레이니 주한미대사도 지난달 고향인 애틀랜타의 한 신문과의 회견에서 지난 6월 핵위기 당시 서울로 자신을 방문한 딸에게 『곧 서울을 떠나는 것이 좋겠다』는 말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점들로 미루어 볼때 지난해 5∼6월 한반도는 위기일발의 상황을 맞고 있었다는 사실이 보다 확연해졌다.

 게리 럭 주한미군사령관은 26일 군사위에서 한반도 전쟁발발시 1백만명 이상의 인명손실과 1조달러 이상의 재산피해가 예상된다고 증언했다.

 청문회 기간에 대부분의 공화당의원들은 원론적 수준의 질문을 반복하는데 그쳐 이들이 청문회에 대비한 「숙제」를 게을리했음이 역력히 드러났다.

 특히 그동안 북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여온 제시 헬름스 외교위원장은 24일에 이어 25일에도 영문으로 쓰인 김정일(KIM JUNG IL)의 이름중  「IL」을 로마자의「Ⅱ」또는 「Ⅲ」로 착각하고「김정 투(KIM JUNG TWO)」 또는「김정 3세(KIM JUNG THE THIRD)」로 읽어 실소를 자아냈다. 또 공화당의원 가운데 국제통으로 꼽히는 존 매케인의원도 국방장관이 중유처리 비용과 관련된 협조공문을 의회에 미리 보냈던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행정부측을 질책하다 무안을 당하기도 했다.<워싱턴=이상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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