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사람이 자료위조 자손행세/93년 소송… 호적·족보 등 제시 승소 독립운동가의 후손을 두고 엉뚱한 사람이 유족으로 지정된 사실이 법원판결로 밝혀졌다.
서울고법 특별7부(재판장 임대화 부장판사)는 26일 구한말 의병대장 박장호선생의 장손 박정훈(78·경기 파주군 적성면 마지리)씨가 국가와 보훈처를 상대로 낸 건국공로훈장 수령권자지정처분 무효확인청구소송에서 『원고가 박장호선생의 친손자로 건국공로훈장의 수령권자임을 확인한다』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국가와 원호처는 70년 박명길(박명길·59)씨가 원고에게서 박장호선생의 영정 유품 문집등을 받아 자신의 아버지 흥집(흥집)씨를 친손자로 꾸며 제출한 자료만을 믿고 흥집씨를 훈장 수령권자로 잘못 지정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호적·족보등 여러 자료로 볼 때 원고가 박장호선생의 장손임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원고 박씨는 흥집씨가 증조부의 훈장을 수령하고 애국지사 유족으로 지정된 사실을 뒤늦게 알고 국가보훈처에 시정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93년 5월 소송을 냈다. 박씨는 이에 앞서 92년 11월 만주 봉천성 철령현에 묻힌 증조부의 유골을 경기 가평군 북면 선산에 모셔 왔다.
화남 박장호선생(1850∼1922)은 경기 가평 출신으로 구한말 개화정책에 반대, 위정척사파를 이끌었으며 을사조약이 체결되자 의병을 일으켜 항일투쟁을 했다. 한일합방후 만주로 건너가 대한독립단을 결성, 무장독립운동을 하다가 일제의 앞잡이에게 피살됐다.<현상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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