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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와 직접 군사대화 희망”/릴리 「방북결과」 북핵청문회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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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와 직접 군사대화 희망”/릴리 「방북결과」 북핵청문회 증언

입력
1995.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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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와 개선원 하지만 남북대화 연계는 불원/군강경파·온건외교관리간 갈등징후 없어 최근 1주일 동안 북한을 방문했던 제임스 릴리 전주한미국대사는 25일 속개된 미상원 외교위 청문회에 출석해 북·미 제네바합의 이후 최근 북한의 내부기류에 관해 증언했다.

 리처드 알렌 전백악관 안보보좌관 등 한반도 전문가들이 다수 참석한 이날 청문회에서 릴리 전대사는『북한은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원하지만 이것이 남북대화와 연계되는 것은 바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은 그의 발언 요지.

 <나는 북한 방문기간중 군부의 강경론자들과 온건한 외교관리들간에 갈등이 있다는 관측을 입증할 만한 뚜렷한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다. 또한 김정일의 역할에 관한 막후 스토리를 파악할 만큼 많은 정보를 얻지도 못했다.>

 동행한 조지 워싱턴대의 김영진교수와 함께 북측으로부터 극진한 접대를 받았는데 북한측에선 우리의 방북을 김정일이 직접 승인했다고 말해 주었다. 벤츠승용차, 최고급호텔, 최고급요리등 많은 호강을 했다. 그러나 우리가 만나기를 요청했던 김정일은 물론 군부의 어떤 인물도 만나지 못했으며 평양 밖으로 나가보지도 못했다. 일반주민들과도 어울릴 기회가 전혀 없었다.

 북한은 겉보기에는 멀쩡하지만 분명 다른 세상이었다. 김일성 김정일부자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감시와 통제가 철저한 북한은 마치 모든 조각들이 내부적으로 연결된 거대한 피라미드 형태의 구조물 같았다. 북한과 미국 사이에는 커다란 이해의 간극이 있다. 우리는 미국이 훨씬 더 객관적이고 해박하며 현명하다고 믿고 있지만 북한은 그들이 옳다고 믿고 있다.

 북한은 의존이 아닌 경제적 협력을 원하고 있다. 나진·선봉지역을 특구로 지정해 「사회주의 시장」을 허용할 준비가 돼 있지만 여타지역은 봉쇄된 사회주의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그들은 투자와 기술을 필요로 하고 있다. 북한은 자기들이 미국보다 더 많이 개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 그들은 평양에서 미국으로 거는 전화는 되지만 그 반대는 안된다고 지적한다.

 그들은 미국과 북한간에 직접적인 군사 대화가 이루어져야 하며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모든 북한주민들은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원하고 있지만 이것이 남북대화와 연계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고 북한측은 말했다.

 우리는 핵합의가 원만히 이행되기 위해서라도 남북대화가 재개돼야 하고 건설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북한관리들에게 말했다. 우리는 또 만일 북한이 한국의 국가보안법등에 관한 문제를 토론하길 원한다면 반체체인사를 사형에 처하도록 하는 북한의 형법52조도 토론대상이 돼야 한다고 말해 주었다. 남한의 대북제안중 북측 주장과 흡사한 남북연합 및 남북화합의 문제 역시 남북간 대화로 협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북측에 한국에서 만든 남측의 통일제안 내용등이 담긴 팸플릿, 책자등을 주고왔다.

 북한은 매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겨울 군사훈련을 이미 시작했다. 나는 DMZ에 인접 배치한 북한군의 전력 감축을 제안했으며 남북한간 군사력을 비교한 자료를 넘겨 주었다. 나아가 중상비방을 중지하도록 권유하였으며 이는 지난 86년 김일성이 말한 사실임을 상기시켰다.

 한국을 불바다로 만든다는 식의 위협, 즉 선제공격 가능성에 대한 언급등은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분명히 얘기했다. 미국민들은 이제 북한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대신 열린 마음을 갖기 시작했는데 남북대화는 이러한 좋지 않은 선입견을 바꾸는 확실한 방법이라고 말해 주었다.<워싱턴=정진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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