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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부잣집/이여자가 사는법/인기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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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부잣집/이여자가 사는법/인기껑충

입력
1995.0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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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간의 에피소드 코믹터치/이여자… 모든통념 멋대로 파괴 “눈길” 칭찬과 비난이 엇갈리는 가운데 KBS 2TV의 주말극 「딸부잣집」과 SBS의 「이 여자가 사는 법」이 높은 인기를 얻어가고 있다. 이 드라마들이 누리는 인기는 시청자들의 다양해진 기호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또한 시청률만을 의식한 프로가 오히려 공해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말해 준다.

 지난주 43.3%로 시청률 1위를 차지한 「딸부잣집」(이희우 극본 이응진연출)은 가족간에 일어날 수 있는 에피소드를 웃음으로 엮어나가는 정통 코믹드라마이다. 드라마는 엄격한 권위주의적 가정을 배경으로 가부장적인 권위를 벗어나려는 젊은 세대의 몸짓을 극의 중요한 구도로 잡고 있다.

 외국인과 결혼하는 둘째 딸, 천방지축인 말괄량이 넷째 딸, 우스꽝스럽게 각색된 남편의 모습등이 시청자들에게 부담없는 웃음과 재미를 준다.

 이 드라마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가족간의 존경과 사랑이라는 큰 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통적인 가정의 골격과 가족관으로 수렴되는 에피소드들은 시청자들에게 긴장과 자극이 아니라 편안함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이 극에는 『작위적이고 다소 유치하다』는 평가도 따라 다닌다.

 「이 여자가 사는 법」(서영명극본 김재순연출)은 모든 통념을 제멋대로 찢어 놓는 가치관의 파괴로 눈길을 끈다. 누구 하나 정상이라고 생각하기 힘든 극중 인물들을 비롯해 극의 내용도 논리를 찾아 보기 힘들다.

 코미디인지 멜로물인지 아니면 신세대 드라마인지 성격도 애매하다. 며느리 친구와의 결혼과 임신, 과장된 신세대의 모습, 「달링…」식의 유치한 대사등으로 이끌어가는 전개방식은 드라마로서의 품격마저 의심받을 정도이다.

 미국에 살던 아들이 한국에 돌아와 구식 코미디에서 사용되던 엉성한 한국말로 새로 시집간 어머니와 함께 살겠다는 대목에서는 짜증마저 난다.

 방송위원회는 이 극 속의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반말 대화가 우리의 미풍양속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주의」조치를 내리기도 했지만 이러한 대사는 아직 고쳐지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여자…」는 지난주 35.4%로 시청률 4위를 기록했다. 시청자들은 짜증을 감수하면서 엉터리  가상 현실을 간접 체험하기 위해 채널을 고정시키고 있는 셈이다.<권오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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