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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 재기를 돕자(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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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 재기를 돕자(사설)

입력
1995.0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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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고베(신호)시 일대를 폐허로 만든 효고(병고)현 남부지진은 발생 1주일이 지나도록 아직도 충격의 여진이 멈추지 않고 있다. 사망 실종자가 5천1백명선을 넘어서고 재산피해는 계산하기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동포도 사망 실종자가 1백명이상에 재산피해도 2천억엔(1조6천억원)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 고베시에 살고 있는 동포 8만5천명 대부분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이번 지진으로 가장 심하게 파괴된 고베시 나가타(장전)구나 산노미야(산궁)시 일대의 4백여 신발공장과 가게 대부분이 동포들의 소유로 알려져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보도에 의하면 융단폭격을 맞은듯한 고베시 일대는 가스 전기 전화 수도 교통등 라이프라인(LIFELINE)이 마비돼 정상적인 생활이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재민들은 최저기온 0도6분에 비까지 내린 을씨년스런 날씨에 주먹밥 한덩어리와 모포 한장으로 밤을 새운다. 당장 물 한컵, 라면 한봉지, 모포 한장이 아쉬운 상황이다. 지옥이 따로 없다고 한다.

 현재 재일동포들은 이러한 폐허속에서도 오히려 일본사람을 격려하면서 재건의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이들의 이같은 국경을 초월한 정과 노력은 충격의 여진을 극복하는 원천이 되고 있다.

 피해를 당한 사람은 누구나 아픔이 크게 마련이지만 재일동포들은 일본사람들과는 다르다. 이번 지진으로 잃어버린 것은 그들 생의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국에서 겪어야 했던 온갖 차별과 멸시등의 설움을 이겨내고 쌓아 올린 것이기에 고통이 더욱 큰 것이다.

 더욱이 일본사람들과는 달리 보험에 가입한 사람이 적어 재해를 딛고 일어서는데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간사이(관서)지방은 지진안전지대로 알려져 지진에 대비한 보험가입이 적었다는 것이다.

 가족도 전재산도 강진속에 묻어버린 재일동포들은 고국동포들의 온정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동포애만이 재기를 다짐하고 있는 이들에게 힘이 될 수 있다.

 한국일보사는 연초부터 벌이고 있는 「함께사는 사회, 함께사는 세계」의 손길을 재일동포들에게 펼치기로 했다. 생수 한병, 라면 한봉지라도 「함께사는 사회」의 따뜻한 정이라면 지진의 충격에 자지러지고 추위에 얼어붙은 교포들의 마음을 녹여줄 것이다. 민족수난사의 희생자들인 이들의 고통은 바로 우리들의 고통이라는 마음가짐에서 모두 「함께사는 사회」의 일원이 돼 재일동포를 돕는데 앞장서기를 간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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