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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익제일주의 민병용 본사 통일문제 연구소 연구위원(남과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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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익제일주의 민병용 본사 통일문제 연구소 연구위원(남과북)

입력
1995.0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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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 「북한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가을의 제네바 북·미회담타결 이후 조용한 탐색전을 펴온 미국정부는 1월21일 마침내 대북금수조치를 완화했다. 한국전쟁 이후 45년만에 북한과 설정했던 적성국관계를 우호적인 관계로 돌려 북한과의 비즈니스 길을 트기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평양에서는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으로 국제전화가 가능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북한으로 전화는 물론 텔렉스나 팩스가 불가능했다. 미·북간 전화개통으로 미국에 거주하는 이산가족이 두고온 고향에 전화를 걸 수가 있게 된다. 또한 북한방문중에 비자카드등 미국의 신용카드도 마음대로 쓸 수 있고, 동결되었던 미국내의 북한재산이 원주인손에 돌아갈 수 있게 된다. 이에 발맞춰 미자본주의의 상징인 코카콜라, AT&T등의 북한행이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미국내 한인사회에서는 북한관광객 모집이 한창이다. 북한핵문제로 3년이상 막혀 있던 관광사업이 4월에 가서 대규모로 이루어질 전망이다. 북한은 그동안 핵문제를 둘러싼 실랑이와 김일성사망등의 와중에서 외부와의 관계를 최소화해 왔는데, 김정일 후계체제를 과시라도 하듯 4월에 열릴 봄축제·역도산 추모체육대회·문화축전에 모두 3만명의 외국관광객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만도 약3천명의 한인이 백두산·금강산·묘향산관광이 포함된 1주일코스에 참가신청을 하고 있다. 지난 10여년동안 미국교포 약5천명이 이산가족찾기·사업·관광·통일·취재등의 목적으로 북한을 다녀왔다.

 그러나 한꺼번에 수천명이 북한을 방문하기는 이번이 처음일 것이다. 체육행사가 열리는 5.1경기장 스탠드에 북한에서는 처음으로 외국광고를 받아들이기로 한 것도 이채롭다. 코카콜라,미국TV등의 광고가 평양시내에 선보일 날도 멀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두번째로 북한을 다녀온 미국무부 북한담당 케네스 퀴노네스박사는 『김정일은 권력을 완전히 장악했다. 미국의 관심은 그가 주석직에 언제 취임하느냐 보다도 얼마나 개방을 할지에 쏠려 있다』고 미·북관계를 전망했다.

 그는 남가주 평통 신년모임에 참석, 이같이 전망한뒤 『북한은 지난 18개월동안 주한미군의 철수를 한번도 요구한적이 없다』고 상기시켰다. 그는 이어 미국은 국익을 위해 북한과의 관계개선에 인내를 가지고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미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지원은 계속하겠지만 남·북한통일에는 나서지 않을 것임도 분명히 했다. 한반도문제의 한국화는 당사자원칙이 중요하다는 실토였다.

 샌디에이고주립대에서 32년동안 국제정치를 강의하다 은퇴한 강태진박사는 『미국의 패권주의가 강해질수록 한국은 국익제일주의로 나갈 수밖에 없다』고 충고한다. 더 이상 분단의 책임을 4대강국에 돌리지 말고 통일만은 한국의 뜻대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논리이다. 미국의 패권주의는 바로 미국국익 우선주의이고, 한반도 분단외교도 이같은 패권주의의 연장이라는 것이다.

 광복50주년을 맞아 한국에서도 「국익제일주의의식」이 곳곳에서 피어났으면 한다.

 이게 바로 통일의 지름길이라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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