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용기 등 외유… 「사망임박」은 아닌듯/춘절때 「근황」 공개형식에 주목 지난 19일 중국 외교부의 목요 정례 브리핑장은 베이징(북경)주재 외국특파원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일본지진으로 상당수의 베이징주재 기자들이 도쿄로 지원을 갔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모인 기자는 평소보다 오히려 많았다. 이처럼 기자들이 운집한 이유는 중국의 최고 실권자 덩샤오핑(등소평)의 위중설에 관한 새로운 소식을 들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었다.
올해 90세인 등의 건강에 대한 궁금증은 그가 중환으로 입원했다는 일본 요미우리(독매) 신문 보도가 있은 이후 등의 셋째딸이자 비서역할을 하고 있는 덩룽(등용)이 뉴욕타임스와의 회견에서『아버지가 걷지도 서지도 못한다』며 중병설을 확인하는 듯한 발언을 함으로써 증폭될 대로 증폭됐다.
그러나 이날 선궈팡(심국방) 외교부 대변인은 이러한 기자들의 궁금증에 시원한 대답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등이 건강하다』는 예상답변중에 『90세 고령인 점을 감안하면』 『대체적으로』라는 단서를 달아 중병설을 이전처럼 강력히 부인하지는 않았다. 한 서방기자가 덩룽의 인터뷰 내용과 외교부 발표내용간의 차이점을 꼬집자 그는 『통역상의 문제가 있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으나 외교부 대변인으로서 덩샤오핑은 건강하다고 밝힌다』고 답변했다. 물에 물탄 듯 술에 술탄 듯한 그의 이같은 발언은 등의 위중설을 사실상 시인한 것으로까지 해석할 소지를 남겼다.
그러나 등이 사망할 경우 소집되는 정치국 확대회의에 반드시 참여해야 하는 주룽치(주용기) 부총리및 첸치천(전기침) 부총리겸 외교부장이 밖(외국)에 나돌아 다니고 있는 사실에 비추어 등의 사망이 당장 임박한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 베이징 외교가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그렇지만 등이 이번 춘지에(춘절·음력 1월1일)때 지난해처럼 공개석상에 나타나 사람들을 접견하는 모습을 보여줄 만큼 건강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도 이론이 없다. 근황이 공개되더라도 사진정도나 배포하는 형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어쨌든 등이 내일을 점칠 수 없는 90세 노인이기 때문에 그의 건강을 둘러싼 소문은 앞으로 그가 사망할 때까지 끊임없이 터져 나올 것이 분명하다. 이런 면에서 중국은 이제「장례정국」준비에 들어섰다는 표현이 가능할 것이다.<북경=유동희특파원>북경=유동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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