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한화·LG 이어 선경·진로서도 추진/일부영문발음 「가라앉는…」「죽다」로들려 고민/비용 수백억원… 대부분 외국사에 맡겨 그룹이름이나 심벌마크등을 세계화감각에 맞게 고치는 「얼굴바꾸기」바람이 재계에 불고 있다. 삼성그룹이 심벌마크를, 한화그룹은 그룹이름(옛 한국화약)과 심벌마크를 각각 93년과 94년에 바꾼데 이어 올해에도 LG그룹이 그룹이름(옛 럭키금성)과 심벌마크를 고쳤다. 또 선경그룹도 올 하반기부터 새 이름과 새 심벌마크를 사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1월부터 CI(이미지통합)작업을 시작한 선경그룹은 10개정도의 후보를 마련, 곧 국내외의 소비자반응조사에 들어갈 예정. 선경은 삼성그룹의 로고변경을 담당했던 미국 L&M사에 약 20만달러를 주고 대행계약을 맺었다. 한 관계자는 『선경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새 이름을 사용하는 것에서부터 SK라는 영문약자를 쓰는 것까지 모두 검토대상』이라고 말했다. 진로그룹도 술회사로 굳어져 있는 그룹이미지를 쇄신키 위해 심벌마크를 고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제철보국에 이어 통신보국을 기치로 내건 포철도 제철이미지를 희석시키기 위해 포스코(POSCO)라는 이름을 병용하고 있다.
○…그룹의 개명작업에는 사연도 많다. 선경의 경우 영문이름이 「SUNKYONG」인데 외국인들은 이를 「가라앉는 젊은이」라는 뜻의 「선크 영(SUNK YOUNG)」으로 발음, 개명이 불가피한 상태라고. 과거 한국화약그룹(현 한화그룹)의 경우 중국에서 「한국폭파집단」으로 표기, 그룹관계자들을 당혹스럽게 하기도 했다. 럭키와 골드스타(금성사)의 합성어인 LG는 그룹안의 구씨 세력과 허씨 세력의 화합까지 고려한 것이다. 기업이름 작명시 그동안 인기어 가운데 하나였던 「대」가 세계화시대를 맞아 기피어로 전락한 것도 큰 변화다. 「대」의 영어표기인 DAE, DAI 모두 죽는다는 뜻의 「다이(DIE)」로 읽혀 기업이미지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사」가 「사」와 발음이 같아 천덕꾸러기취급을 받았는데 이제는 「대」도 같은 꼴이 된 것이다. 특히 현대(HYUNDAI)의 경우 대부분의 외국인들이「휸다이」 또는 「현다이」로 부르고 있는데 이는 「휸(현):죽다」로 해석된다는 것. 대우·대림·대농그룹등도 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 반면 기아·롯데·코오롱그룹등은 해외에서도 똑같이 발음되어 이름고민은 할 필요가 없다. 중국 일본등 동양권에서 그룹명칭이 제각각 발음되는 것도 골칫거리다. 선경의 경우 일본에서는 「센교」로, 중국에서는 「센징」으로 불리워지고 있다는 것.
○…그룹이름이나 심벌마크를 한번 바꾸는데는 드는 비용도 수백억원에 달하는 실정. 국내외에 설치된 모든 광고간판을 교체해야 하고 제품포장지및 서식을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또 그룹이미지광고도 늘려야 한다. 삼성그룹의 경우 개명용역비는 약 12억원밖에 지출하지 않았지만 간접비용을 포함한 총비용은 약 3백억원정도 든 것으로 알려졌다. LG도 삼성수준의 비용지출를 예상하고 있다. 대부분의 그룹이 개명용역을 외국광고회사에 맡기고 있는데 이는 돈이 들더라도 세계화감각을 살리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이백만기자>이백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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