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흥·김덕수 미서 정규과목 맡아/성창순·손인영도 호·미에 “문화전파” 전통예술의 최고수들이 외국에 나가 우리의 고유문화를 가르친다. 평생을 우리 춤과 음악으로 살아 온 인간문화재 김천흥(87)옹은 미국 하와이대 객원교수로 초청받아 12일부터 이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악과 제38호 처용무의 예능보유자인 김옹은 5월4일까지 이 대학 무용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 궁중음악과 무용에 대해 실기위주로 가르칠 예정이다.
사물놀이의 세계화에 공헌해 온 김덕수(43)씨는 자신이 이끄는 사물놀이패 한울림과 함께 23일부터 2월4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분교·산타크루스 분교에서 사물놀이 강습과 특별공연을 갖는다. 그는 두 대학의 음악 전공학생과 전문가 1백명을 상대로 30시간씩 강의한다.
이들은 대학이 정식으로 학점을 인정하는 정규 수강과목을 개설해 강의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우리 문화의 세계화라는 기치아래 외국에서 많은 전통예술 공연과 행사가 있었지만 명실상부한 국내 정상급 예술인이 이처럼 체계적으로 우리 문화를 알린 일은 드물었기 때문이다.
현재 외국 대학의 정규과정에서 강의를 맡고 있는 예술인으로는 판소리 인간문화재 성창순(61)씨와 한국무용가 손인영씨(33)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국악의 해인 지난해 중반부터 호주 그리피스대학과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우리 전통문화를 알리는 일에 힘을 쏟고 있다.
그리피스대학의 명예교수로 위임받은 성창순씨는 지난해 10월 이 대학을 찾아 2주간 판소리 무용 가야금병창 사물놀이등을 소개했다. 그는 올해에도 일정기간 이 대학에서 강의할 계획이다. 컬럼비아대학에서 유학하던 중 대학의 권유로 「한국전통춤」 과목을 맡게 된 손인영씨는 학생들의 호응이 높아 올해에도 우리 춤 소개작업을 계속할 수 있게 됐다. 그는 매주 토요일 이 대학에 재학중인 한국계 학생들을 위한 춤강좌도 마련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28일엔 링컨센터에서 미국 국립고등학교 무용교사 2백여명에게 무용강습을 하게 돼 주가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같은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이들에 대한 지원과 함께 전통예술의 해외보급을 위한 프로그램 마련이 절실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손인영씨는 『우리 춤과 음악을 배우는 외국학생들은 궁극적으로 우리 문화를 배우게 된다』며 『이러한 기회를 확대·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지도방법론 개발등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김철훈기자>김철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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