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적 계속보유 전대직전 결별할듯/신당 현실무대로… 「미국행보」주목 김종필 민자당대표가 일반의 예상을 뒤엎고 19일 대표직사퇴를 전격 발표한 배경은 뭘까. 또 신당창당을 위한 그의 행보는 어떻게 전개될까. 그동안 김대표가 누차 『전당대회때까지는 대표직을 지키겠다』고 공언해온 까닭에 문정수 사무총장등 당직자들은 물론 적잖은 측근들도 김대표의 조기사퇴에 놀라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김상윤 최인관씨등 김대표의 측근 보좌진들은 『돌발상황이 아니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보좌역등은 『며칠전 충남도지부 대회에 안가고 대구로 가기로 일정을 바꿨다. 그 때 이미 대표직사퇴를 결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김대표가 18일 대구로 내려가면서 「이제 마지막이야」라고 혼잣말을 했다』고 소개했다. 대표직사퇴가 예정된 수순이지, 결코 「외압」에 밀려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고육지책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김대표도 『내 갈 길을 걸어왔고 나의 길을 걸어갈 것』이라며 자신의 의중을 하나하나 실천하고 있다는 의미로 말했다. 김대표는 또 『민자당 당기를 3당합당때 주역의 한 사람인 노태우 전대통령의 영식에게 넘겨주는 것으로 할 일을 다했다』며 대구행과 사퇴가 치밀한 수순의 일환임을 시사했다.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김대표의 사퇴선언은 앞당겨진 측면이 있다. 조부영의원등 측근의원들조차 『뉴스를 보고 알았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김대표는 당4역이 당무정지를 통보해오는등 외압이 가중되는 현실에서 대표직 고수가 자칫 노추로 비칠 수도 있다고 판단한 것같다. 또한 당초 의도대로 「타의에 의한 사퇴」라는 효과를 충분히 거뒀다고 생각해 대표직을 고수할 필요성이 없어졌다고 생각한듯 하다.
어떻든 김대표의 사퇴로 「JP신당」은 가능성이 아닌 현실의 무대에 올라섰으며 주변인사들도 마음을 다잡는 분위기이다. 이제 정가의 시선은 JP신당의 일정에 쏠리고 있다. 그러나 김대표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측근들도 『신당의 시기는 JP만이 알고있다』고 말하는가 하면 『일단 당에 잔류하는게…』라고 주춤하는 태도를 취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김대표의 말이나 대다수 측근들의 견해를 짜맞춰보면, 신당창당의 시나리오가 이미 구체적으로 섰으며 결행시점만 남기고 있다는 흔적이 역연하다. 특히 측근들은 『JP발언의 행간을 읽어보면 향후의 전개상황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김대표의 말중에서 이들이 의미를 부여하는 부분은 『내가 탈당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 구국적 결단이라는 3당합당의 정신을 헌신짝처럼 버려서는 안된다』는 대목이다. 이는 김대표가 자신이 만든 당을 먼저 박차고나오지는 않는다는 의미라는 게 측근들의 일치되는 해석이다. 따라서 김대표가 민자당 전당대회(2월7일)까지 당적을 버리지 않다가 새로운 집권당에 합류하지 않는 형식으로 현 정권과 결별할 것이라는 게 정설이다.
하지만 그때까지 김대표가 가만히 앉아있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우선 오는 21일부터 4박5일의 일정으로 미국으로 떠난다. 명예박사학위를 받기 위해서지만, 그는 미국에서의 5일간 내내 신당구상과 준비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 미리 가있는 김용환의원과 만나고, 자신을 지지하는 재미교포 재력가들과의 회동도 예정돼 있다.
귀국후에 미국구상을 토대로 구체적인 행동을 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영입대상인 명망가들을 직접 설득하고 신당일정도 확정지을 것이라고 측근들은 귀띔했다. 측근들은 특히 『전당대회 전에 대국민선언을 통해 현 정권비판, 신당창당의 일정, 청와대회동내용등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한 핵심측근은 『대국민선언을 해도 창당에는 2개월 정도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며 3월말∼4월초를 창당의 「D데이」로 예측했다.<이영성기자>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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