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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교육의 현장/공업고등전문학교(일본리포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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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교육의 현장/공업고등전문학교(일본리포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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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0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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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대국 이끄는 “장인 양성소”세계 제일의 공업국 일본을 가능케 한 힘은 우수한 기술인력과 기술인을 우대하는 사회 풍토였다. 우리와 같은 유교권이었음에도 불구, 기술인력에 대한 사회적 대우가 남다르고 또 스스로 기술인임을 자랑스레 여기는 나라가 바로 일본이다. 공업 대국 일본의 기술인력 배출 창구중 하나가 공업고등전문학교다. 공업화가 제궤도에 진입하던 62년 일본은 기술인력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고등학교와 대학 과정을 5년만에 마치는 공업고등전문학교를 세웠다. 현재 전국에 모두 62개의 공업고등전문학교가 있는데 그중 54개가 국립이고 5개는 공립, 3개는 사립이다. 도쿄(동경)도 하치오지(팔왕자)시의 국립 도쿄공업고등전문학교도 그중 하나다. 지난 65년 문을 연 도쿄공업고등전문학교는 「실무능력을 지닌 기술인의 양성」을 교육의 목표로 내세운다. 따라서 학과 구성이나 학습 과정등도 모두 「실무능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교-대학과정 5년만에 수료… 전국에 62교/기계·전기·전자·정보·물질등 교육학과 5개

 우선 학과는 기계·전기·전자·정보·물질등 5개 공학과만 두고 있다. 각 학과의 한 학년 정원은 40명으로 교사 한 사람이 학생 10명을 넘지 못하도록 한다. 이는 학생이 더 늘어나면 밀도있는 현장 교육이 어렵고 실험실습에도 적잖은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학생을 가르치는 과정에도 「실무능력」배양의 원칙이 적용된다. 1학년에서 3학년까지는 기본원리에 대한 교육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4·5학년으로 올라가면 실습이 훨씬 많아진다. 특히 졸업반은 대부분 기술에 대한 공부를 한다. 저학년때 기본 지식을 갖추고 고학년이 되면 그 지식을 직접 활용토록 하는 것이다. 너무 깊이있는 이론은 아예 안가르친다. 그건 종합대학 공학과 학생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기업의 실제 움직임을 아는데는 산학협동이 도움을 준다. 학생들은 아이다(상전)화학, 다이신(대신)공업, 이시이(석정)화학등 학교 근처의 50여 기업과 공동 연구를 벌이고 과학 심포지엄을 공동 개최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이론과 실무의 접목이 가능하다는게 학생들의 이야기다.

 학생들도 학교의 이런 취지를 잘 안다. 그들은 대부분 『어서 기술자가 됐으면』 하는 생각으로 들어왔다. 교무주사(교무주사)인 전기 공학과 가토 마카오(가등목부·62)교수는 『흔히 학생들 가정형편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것과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또 중학교때 공부를 못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그것도 틀렸습니다. 우리 학생들은 대단히 우수합니다. 다만 공부보다는 기술을 배우겠다는 마음이 앞서있을 따름이죠』라고 설명한다. 기계공학과의 한 학생은 『부모님이 권했고 나도 원해서』라고 입학 동기를 전한다.

 그러나 입학후 생각이 바뀐 학생도 있다. 전기공학과 4학년생 데지마 요시히로군(19)이 그런 경우다. 그는 분명 본인이 원해서 공업고등전문학교 학생이 됐다. 그리고 지금도 후회는 없다고 한다. 그러나 막상 공부를 해보니 재미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서 4년제 대학 3학년으로 편입, 공부를 더 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처럼 편입을 원하는 학생도 상당수다. 실제로 졸업생의 20% 정도는 편입을 한다. 또 그들중 대부분은 대학원까지 진학한다.

 그러나 졸업생의 대부분은 역시 취업을 한다. 편입생을 뺀 순수 취업률이 92년 75.8%, 93년 72.4%이니 원하기만 하면 다 취업이 되는 셈이다. 다만 대졸자보다 2년 적게 공부 했으니 상대적 불이익은 감수해야 할 판이다.

 이와 관련, 도쿄공업고등전문학교는 4년전에 졸업생을 대상으로 앙케트조사를 한 적이 있다. 그 결과 처음 승진에서는 2년 정도 뒤지지만 나중에는 대졸자와 전혀 차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어느 학교를 나왔느냐도 중요하지만 일을 얼마나 잘하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일만 잘하면 얼마든지 인정을 받지요. 그런 점에서 우리 학교 졸업생들은 좋은 평판을 얻습니다』라고 한 관계자가 자랑삼아 전한다.

 『일만 잘하면 얼마든지 인정을 받는다』는 그의 말에서 일본 경제의 원동력이 무엇인지를 새삼 실감하게 된다.<하치오지=박광희기자> ◎“역전류학” 유행어도/도쿄에 학원 수백개/영어공부 열기… 직장인·주부·학생 따로없다

 미국에 유학간 일본 학생이 가면을 쓰고 아는 미국인을 찾아갔다. 그 학생은 초인종을 누르며 『PLEASE(열어줘)』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은 열리지 않고 대신 총탄이 날아왔다. 미국인은 『FREEZE(꼼짝마라)』로 들었기 때문이다.

 좀 끔찍하기는 하지만 우스갯소리같은 이 이야기는 그러나 3년전에 실제로 일어난 엄연한 사실이다. 일본인의 나쁜 영어 발음이 빚어낸 비극이었다.

 일본인은 영어를 잘 못한다. 우리라고 나을 건 없지만 일본인의 영어는 정말 엉망이다. 단순히 영어를 못할 뿐 아니라 어떤 콤플렉스마저 갖고 있는 것 같다. 아주 기본적인 질문을 던져도 끙끙거린다. 꼭 영어를 못해서라기 보다도 어떻게든 피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영어를 하려는 일본인의 열기는 뜨겁기만 하다. 국제화시대의 일본인은 영어를 피할수만은 없게 된 것이다. 외국인과의 접촉이 늘어날수록 영어의 필요성은 커져만 간다.

 현재 일본에 와 있는 외국인은 1백30만명. 또 적지않은 일본인이 해외에 나가있다. 해외 여행객도 갈수록 늘고 있으며 학생들은 방학을 맞아 미국으로 한두달 단기 연수를 떠난다. 이런 덕분에 가끔 본토인 뺨치는 발음을 구사하는 일본인을 만날 수 있다.

 일본의 영어 공부 열기는「역전류학(역전유학)」이라는 단어에서 실감할 수 있다. 역앞 학원에 가서 영어를 배운다는 별도의 용어가 탄생한 것이다. 이런 현상을 반영이라도 하듯 수도 도쿄(동경)에만 수백개의 영어 학원이 성업중이다.

 영어를 배우는데는 직장인이고 학생이고 주부가 따로없다. 대부분의 회사는 우리처럼 직원들에게 외국어 공부를 독려한다. 자동차회사 닛산(일산)의 경우 직원들의 외국어 학원비를 회사가 지불한다.

 공무원 사회도 마찬가지다. 도쿄에 파견된 외국인들은 도청 직원을 상대로 외국어를 가르치는 일이 많다. 또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도청의 어학강좌코스도 있다. 우리의 구청에 해당하는 구역소(구역소)에서는 관내 외국인이 지역 주민들에게 외국어를 가르치기도 한다.

 학교의 영어 학습에도 큰 변화가 오고 있다. 외국인 선생을 두는 중고등학교가 갈수록 늘고 있으며 조지(상지)대나 국제기독교대학처럼 아예 영어로 강의를 하는 대학도 있다. 이 때문에 영어 실력이 일취월장(일취월장)하는 학생들이 많다. 학생들의 실력이 늘자 교습방법에도 약간의 변화가 생긴다. 국제단기대학 영어과 조교수 야마모토(산본 실·43)씨는 『단순 회화에서 벗어나 국제 감각까지 기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학생들의 영어 실력이 나아졌으니 좀 더 많은 것을 가르치겠다는 뜻이다.<도쿄=박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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