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안빌딩/「4면박스공법」시공 “진도7 강진도 견뎌”/청담대교/철근사용량 30%늘려 진동흡수력 3배/지질분석 따른 구체기준없어 효력 미지수 우리나라에도 지진에 대비한 내진빌딩과 교량이 곧 등장한다.국내 최초의 내진빌딩은 준공을 앞둔 서울 종로구 신문로 1가 세안빌딩. 92년 착공된 이 빌딩은 『국내에서 가장 튼튼한 건물을 조국에 남기고 싶다』는 재일동포 박종한(70·세안개발회장)씨의 집념의 산물로, 일본의 건축표준기준(JASS6)에 맞춰 진도 7의 강진도 견딜 수 있는 특수 내진공법으로 시공됐다.
이 빌딩에 적용된 특수 내진공법의 핵심은 「4면 박스공법」이다. 이 첨단공법은 철제 H빔을 철골 구조물로 사용하는 일반 빌딩과는 달리 강철판을 4면으로 이어붙인 박스를 사용해 철골과 철근이 3·5배, 공사비는 3배가량 더 들었다. 국내에서 처음 사용된 첨단공법이라 설계감리와 철골제작은 진흥건설 설계팀과 현대 중공업이 했으나, 철골검사와 시공은 일본 오리모토 구조설계연구소와 YMT 구업이 각각 나눠 맡았다. 이 빌딩의 건축은 일본 간사이(관서)대지진으로 내진 설계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국내 건축업계에 훌륭한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첫 내진 교량은 97년말 완공을 목표로 건설중인 청담대교다. 이 다리는 기초와 상·하부 구조의 철근 사용량을 기존 교량보다 30%이상 늘려 수평·수직 하중을 크게 높였다. 이에 따라 지진등 충격에 구조물이 흔들리는 진동 주기가 0.7초로 기존교량의 0.2초에 비해 진동 흡수력이 3배이상 높게 설계돼 있다. 지각변동에 따른 지반의 강한 흔들림에 견딜 수 있는 내진력이 그만큼 높다.
지난해말 착공된 가양대교도 철근과 콘크리트 사용량을 20∼30%가량 늘려 지반에 심한 진동이 와도 견딜 수 있게 구조물의 강도를 대폭 강화했다.
국내 도로시설물에 내진설계 개념이 도입된 것은 92년 11월. 우리나라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학계의 의견에 따라 「도로교 표준시방서」에 내진설계 기준이 처음 마련됐다.
학계에서 지진발생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분석한 강원·전남·제주지역은 내진 2등급교, 서울 등 나머지 지역은 내진 1등급교를 건설하도록 규정하고 수평·수직하중과 지반 가속도등 세부적인 설계기준을 두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일본처럼 지역별 지질분석을 토대로 지진 강도에 따른 구체적인 설계기준을 마련하지는 않아 국내 내진교량이 실제 어느 정도의 지진을 견딜 수 있는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한다.<고재학기자>고재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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