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분소각” 주장… 추가사용 추궁/위조1만원권 3백73장도 압수/도난신고불구 경찰공조 허점… 제보로 붙잡아 15일 검거된 수표 위조범들은 지난해 10월 일제 컬러복사기를 경남 창원 인쇄업소에서 훔쳐가 경찰에 도난신고가 됐으나, 경찰은 위조수표가 발견된 서울시내만을 집중수사하는등 공조수사체제의 허점을 드러냈다.
▷위조◁
주범 정인환(35)씨와 임채혁(34)씨는 지난해 10월8일 새벽 경남 창원시 내동 복사인쇄업체 「온고당」에 침입, 일제 캐논 컬러복사기 CLC10 1대를 훔쳤다. 이들은 마산시 성호동 수진장여관에 복사기를 감춰두고 지난해 12월 초순 복사지등을 구입해 한미은행 영동출장소발행 10만원권 자기앞수표(번호 가가33618314)를 6백여장 복사했다. 또 1만원권 지폐 3백73장을 복사했다. 이와 함께 각자 주민등록증을 복사, 이름을 수표이서때 사용한 「이훈제」 「한윤식」으로 바꾸고 친구 이훈(35)씨등의 사진을 붙여 위조했다.
▷사용◁
이들은 구랍 20일께 이씨를 찾아가 범행을 함께 할 것을 제의, 구랍29일 경기 광명시에서 만나 위조수표를 림씨 3백여장, 정씨 2백10장, 이씨 90여장씩 나눠 가졌다.
범인들은 구랍 31일 서울 영등포역앞 금은방에서 돌반지를 사고 위조수표와 가짜 주민등록증을 제시, 5만4천원을 거스름돈으로 받는등 지난 2일까지 1백10여장을 사용했다. 정씨의 애인 문창임(25)씨는 구랍 31일 범행에 가담, 명동 화장품가게등에서 위조수표 35장을 사용했다.
▷범행동기◁
정씨는 90년 친지들에게서 6천여만원을 빌려 형에게 사업자금으로 건네줬으나 갚지 않아 이자변제등에 어려움이 있는데다 지난해 10월 마산 오피스텔업체에서 실직했다. 정씨는 국교 기계체조 코치로 있다 역시 2년째 실직중인 친구 임씨와 범행을 모의했다.
▷검거경위◁
범인중 이훈씨는 12월 중순 친구 유모씨에게 위조수표 3장을 나눠주었다. 유씨는 지난 2일 서울 강남에서 친구 서모·함모씨등과 술을 마시다 「위조수표 3백장을 갖고 있다」고 자랑하며 서씨에게 1장을 주었다. 그후 서씨가 위조수표를 가진 것을 본 주변인물이 마포경찰서에 신고, 서씨가 조사를 받자 함씨가 친분이 있는 양천경찰서 형사3반장 이진희(40)경위에게 수표출처를 제보, 양천경찰서 형사대가 14일 밤 마산에서 이씨를 체포해 일당을 모두 검거했다.
▷수사◁
경찰은 범인들이 자기앞수표 6백여장을 위조, 1백10여장만 사용하고 나머지는 불태웠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사용한 수표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경찰은 또 범인들이 『1만원권 위조지폐 3백73장(완성품 76장)은 인쇄상태가 좋지 않아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사용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추궁하고 있다.
▷문제점◁
경찰은 사건발생 열흘이 지나도록 위조에 사용된 복사기의 기종을 밝혀내는데 그쳤다. 특히 지난해 10월10일 마산경찰서가 범인들이 컬러복사기를 훔친 인쇄업소의 도난신고를 받고서도 사건발생후 수사본부에 보고하지 않아 경찰은 범인들의 근거지 마산은 제쳐둔채 위조수표가 발견된 서울시내 탐문수사에 매달려, 「오리무중」을 헤맸다. 마포경찰서도 위조수표를 가진 서씨를 독자적으로 수사, 사건해결을 지연시켰다.<고재학·박희정기자>고재학·박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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