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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진출기업 환차손 “불똥”/멕시코 페소화 폭락/국내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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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진출기업 환차손 “불똥”/멕시코 페소화 폭락/국내영향

입력
1995.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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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플레속 “수지 안맞아”/수입상위축에 교역줄듯/경제붕괴 상황땐 나프타공략 차질우려 멕시코 페소화 가치폭락의 불똥이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에까지 튀고 있다. 만약 현재의 페소화위기가 장기화되어 멕시코경제가 파산상태에 빠져들 경우 국내기업들로선 당장의 환차손은 물론 향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지역 진출에도 상당한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14일 한국은행에 의하면 작년 11월말 현재 멕시코지역에 대한 국내기업들의 직접투자금액(허가액기준)은 총18건, 4천1백만달러로 이중 2천4백만달러에 대한 투자가 이미 이뤄졌다. 제3국 현지법인을 통한 우회투자까지 합치면 국내기업들의 멕시코투자규모는 5천만달러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소노라 티후아나 멕시칼리등 북서부 공단지역엔 대우전자 삼성전자 금성사등 「빅 3」 가전사들의 생산공장이 밀집돼 있고 멕시코시티엔 (주)대우 삼성물산등 종합상사들의 현지법인이 설립돼 있다.

 그러나 작년말 자유변동환율제 실시이후 한달여만에 페소화가 무려 70%이상 평가절하되자 한국기업들도 환율변동에 의한 손실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현지직접투자의 주력상품인 가전제품의 경우 한국기업들은 미·일제품에 비해 20∼30%가량 싼 가격, 즉 우월한 가격경쟁력으로 내수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그런데 부품은 한국 미국에서 달러로 수입하고 완제품은 멕시코에서 페소로 판매해야 하므로 페소가치하락(달러가치상승)은 현지법인들의 수지를 그만큼 악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극심한 인플레로 원가부담이 가중되는 판에 페소화폭락까지 겹쳐 가격을 유일한 무기로 삼고 있는 우리 기업들로선 매우 곤혹스런 입장이다. 현지법인들은 이에 따라 페소화자산을 서둘러 달러화로 바꾸는 한편 국제외환시장에서 선물환계약을 맺어 추가적인 페소가치하락에 대비한 손실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워낙 환율변동이 심해 그저 손해를 최소화하는데 급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어렵기는 종합상사들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의 대멕시코 교역은 작년 11월까지 수출 11억9천만달러, 수입 1억9천만달러등 약10억달러의 흑자를 내고 있다. 그러나 페소화의 급격한 평가절하로 채산성이 악화된 멕시코수입상들이 수입을 기피하고 대금지불을 미루고 있어 교역 자체가 20∼40%가량 위축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물론 당장 기업철수를 생각할 만큼 페소화위기가 심각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멕시코는 NAFTA발효이후 북미시장진출의 교두보로 한국기업들의 투자와 교역이 급증하는 지역이다. 미국 캐나다에 세웠던 공장들도 임금 땅값이 싼 멕시코로 이전하는 추세이며 대우전자 삼성전자등은 지금도 냉장고 세탁기등의 생산라인을 대폭 확충하고 있다. 만약 페소화 폭락심화↓외국자본철수↓멕시코경제붕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진행된다면 현지 국내법인들로선 당장의 채산성악화는 물론 장기적인 NAFTA공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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