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구심점없어 과도내각 그칠듯 지난해 12월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사임 이후 표류하던 이탈리아정국이 13일 람베르토 디니 재무장관(63)이 새 총리에 지명됨으로써 일단 수습단계에 들어갔다.
새 총리의 지명으로 베를루스코니는 표면상 권좌에서 완전히 물러앉게 됐다. 그러나 이것이 곧 그의 정치적 은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의 포르자(전진) 이탈리아당은 여전히 제1당의 위치에 있다. 베를루스코니는 『나는 당분간 굿바이를 말하지만 곧 돌아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새 내각의 출범으로 조기총선의 가능성은 일단은 사라졌다. 그러나 베를루스코니는 『디니내각은 어디까지나 조기총선 실시를 전제로 한 과도내각이어야 한다』며 여전히 조기총선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반면 야당등은 이에 반대하고 있어 디니내각의 성격규정은 가장 큰 정치적 논란이 될 전망이다. 디니는 이에 대해 확실한 입장을 유보하고 있다. 그는 일단 의회의 신임표결은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포르자 이탈리아 당원은 아니나 베를루스코니 지지자였다. 피렌체대학과 미미시간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이탈리아은행 부총재를 거친 그는 국제통화기금(IMF) 집행위원회의 이탈리아대표로 일하던 지난해 5월 베를루스코니에 의해 재무장관에 발탁됐다.
디니내각이 출범함으로써 이탈리아정치는 표면상의 혼란과 공백은 극복했지만 여전히 구심점이 없는 상태이다.
이탈리아 정국은 앞으로 이해에 따른 세력간 이합집산과 총선실시 여하에 따라 크게 재편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선거에 의한 권력의 정통성을 갖고 있지 못한 디니내각도 위기관리를 위한 과도내각으로서의 기능에 그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파리=한기봉특파원>파리=한기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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