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등 주가하락·예금인출로 불안/외국투자 철수 채비… 브라질만 “무풍” 중남미 경제가 멕시코 페소화 가치하락으로 격랑에 휘말리고 있다. 아르헨티나를 비롯해 그간 무역자유화, 긴축재정, 국영기업의 민영화를 통해 저인플레 성장가도(연평균 3%이상)를 달려온 중남미 국가들의 화폐와 주가가 연일 하락하고 집단 예금인출사태가 일어나는등 심한 경제적 몸살을 앓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중남미 경제발전의 전형적 모델인 아르헨티나다. 아르헨티나의 가중되는 무역수지적자는 멕시코 못지않으며 총외채규모는 7백10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또 아르헨티나 현지화인 페소는 정부의 환율보존 정책에 기대어 달러와 1대1의 환율을 유지하고 있으나 계속된 가치하락으로 오는 5월 대통령선거이후 환율을 1.1로 평가절하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러한 때 멕시코 경제난의 역풍은 모처럼 쌓아올린 경제 안정기조를 일시에 뒤흔드는 악재로 작용할 소지를 안고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해외자본의 국외 탈출을 막기 위해 연 이자율을 30%로 올리는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나 주가는 벌써 4% 하락했으며 은행에서는 예금인출사태가 일어 일부 은행은 아예 대출업무를 중단하고 있다. 특히 중소업체가 은행융자를 받기 위해서는 종전보다 20% 늘어난 연 45%의 이자를 지불해야 하는데 이같은 고금리는 각종 상품의 생산단가에 그대로 반영, 하이퍼인플레 유발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이번 사태를 멕시코에만 국한된 경제위기로 보지 않고 중남미 모든 국가에 대한 불신으로 연결시키고 있는 해외투자자들의 투자자본 빼가기도 위기를 가중시키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 카발로멕시코경제장관은 10일 투자자들을 직접 설득하기 위해 뉴욕으로 갔으나 얼마만큼의 효력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른 중남미 국가들 상황 역시 아르헨티나와 다를 바 없다. 그간 외국자본에 대한 지나친 의존, 낮은 저축률, 빈부격차, 저급한 교육수준, 팽배한 관료주의등의 병폐를 채 치유하지 못한 상황에서 페소화 파고에 휩싸이게 됨에 따라 80년대 이전의 경제악몽이 되살아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중남미 최대 경제대국인 브라질은 약간 예외다. 브라질에 유입됐던 해외자본이 빠져 나가며 레알화 가치하락과 주가하락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번 위기가 단기적으로 브라질 경제를 기조에서부터 흔들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경제전문가들은 브라질은 미국, 국제통화기금(IMF)등의 도움으로 간신히 버텨 온 다른 중남미국들과는 달리 매년 1백억달러의 흑자기조와 4백억달러의 외화보유로 아직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고 단언했다.<상파울루=김인규특파원>상파울루=김인규특파원>
◎미, 멕시코에 90억불 지원
【워싱턴·멕시코시티 로이터 UPI=연합】 빌 클린턴미대통령은 11일 멕시코의 안정이 미국이익과 직결된다고 선언하면서 미국은 멕시코 페소화 가치를 높이기 위해 90억달러를 지원할 준비를 갖췄다고 말했다.
클린턴대통령은 이날 이례적으로 발표한 성명에서 이같이 밝히고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도 멕시코에 자금을 지원하라고 촉구했다.
클린턴대통령은 『에르네스토 세디요 멕시코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멕시코에 대한 지원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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