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선언 신당 창당 ? 김종필민자당 대표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것인가. 김대표가 10일 김영삼대통령과의 극비회동에서 사실상 「통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 후 초점은 김대표의 카드에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김대표는 여전히 심중의 전부를 좀처럼 드러내지 않고 있다. 대신 『변한 일도 없고 변할 것도 없다』 『좀더 지켜볼 일이 있다』는 식의 선문답으로 심경의 일단을 노출할 뿐이다.
측근의원들도 김대표의 향후 행보를 예단하지 못하면서도 『JP의 결심은 선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한 측근은 『결심의 구체적 내용은 잘 모르겠다. 다만 최근 김대표가 던지는 말에서 유추해볼 수 있지 않느냐』고 말한다. 김대표의 말만 따지면, 완강한 분위기가 가득하다. 청와대회동이 알려진 12일에도 그는 『내가 언제나 소신을 죽이고 2인자로만 사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하는 등 시종 강한 톤의 말을 던졌다.
청와대측은 이를 김대표가 명예로운 일선후퇴를 위해 취하는 「퇴수」로 보고 있다. 당일각에서는 『김대표가 보다 나은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강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김대표 주변의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지금 충청지역을 가보고 보수계층을 만나면, 김대표의 한마디 한마디를 그냥 넘길 수 없을 것이다』는 엄포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여러갈래의 예측들은 결국 무조건적인 2선후퇴, 백의종군식의 저항, 탈당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여권 핵심부의 희망은 김대표가 당의 원로로서 조언할 수 있는 명예직으로 물러나는 2선후퇴임은 두말할 나위없다. 하지만 김대표의 최근 언행을 액면 그대로 보면, 그 가능성은 오히려 좁은 편이다.
또 다른 개연성은 모든 당직을 거부하되 탈당도 하지 않는 것이다. 이는 2선후퇴의 수용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저항으로 볼 수 있다. 만약 이런 선택을 한다면, 김대표가 지자제 선거결과를 보고 최종 선택을 할 것이라는 해석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미묘한 갈등구조가 3∼4개월씩 계속되는 상황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극단적인 선택은 탈당과 신당의 창당이다. 최근 충청지역의 동요, 보수세력 일각의 동조움직임 등이 김대표의 탈당을 부추기고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또한 정치권 전반에 흐르는 재편의 징후도 이에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이 선택은 김대통령과의 승부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결행하기가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이영성기자>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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