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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의 모험/유승호 경제1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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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의 모험/유승호 경제1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5.0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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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납세자가 신고한만큼 세금을 받겠다」는 내용이 골자인 세정개혁안이 지난 10일 발표되자 납세자나 세무사들은 크게 놀라는 표정이었다. 국세청은 매년초 세정개선안을 발표할 때마다 『획기적 세정개혁을 이룩하겠다』고 말해 왔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 보면 납세자들이나 세무사들로부터 『실속없다』는 말을 들어 온 것과는 큰 대조를 보였다. 이번 조치에 대해 『국세청이 모험에 나섰다』 『선진화됐다』 『편의주의 행정에서 벗어났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물론 한편에서는 『국세청이 밥그릇을 그렇게 쉽게 내놓다니 믿어지지 않는다』는 뼈있는 반응도 없지 않다.

 국세청은 이번 조치로 「손과 입」을 묶고 「눈과 귀」만으로 세무행정을 완수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국세청직원들이 이번 세정개혁을 『모험적』이라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일이 세무간섭을 해도 탈세사례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데 앞으로는 일절 간섭을 하지 않겠다고 했으니 납세자들이 과연 성실히 세금을 낼지 걱정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번 세정개혁을 계기로 납세자들도 시험대에 올랐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 그동안 세무지도는 일종의 「협상」이었고 기준율은 「협상안」과 같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협상이 없다. 자율만큼 책임도 커지게 된다.

 물론 제도개선만으로 부조리가 완전히 없어지리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새 세정의 성공도 운용하는 사람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조치가 형식적인 운용에 그친다면 『지방세비리로 인한 국민들의 따가운 눈초리를 피하기 위한 것에 불과했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이번 세정개혁을 계기로 『세금을 원천징수당하는 근로자만 불쌍하다』 『적당히 탈세하는 업종이 돈번다』는 말이 사라지기를 바라며 국세청의 「모험」이 성공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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