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일정 감안 내주중 회동 가능성/「담판」아닌 김대표 자발적 선택기대 11일 상오 국회의원회관의 김원기 최고위원 사무실에서는 민주당전당대회의 연기를 주장하는 반 이기택대표진영의 일부 최고위원들이 구수회의를 가졌다.
김최고위원을 비롯, 유준상 노무현 최고위원등 「중도파」에다 동교동계의 핵심인 권노갑 최고위원까지 참석했다. 회의 결론은 『어려울 때일수록 원칙대로 풀어야 한다』는데 모아졌다.
빠른 시일내에 당무회의를 열어 다수결로 전당대회문제를 결판내야 한다는 강경입장을 재확인한 셈이다.
이날 회의분위기는 중도파가 주도했다. 이들은 모두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에 대한 이대표의 면담제의에 거듭 불쾌감을 나타냈다. 오히려 권최고위원은 묵묵히 듣는 쪽이었다. 중도파 최고위원들의 이같은 정서를 풀어보면 『이대표가 우리를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노최고위원은 이날 권최고위원의 면전에서 매우 의미있는 말을 던졌다.
『우리가 동교동계의 지시를 받고 조기 전당대회를 반대한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권최고위원은 물론이고 김이사장도 우리의 생각을 바꿀 수는 없다』
김, 유최고위원도 이에 공감을 표시했다. 김이사장과 이대표간의 「직거래」로도 뛰어넘기가 쉽지 않은 또하나의 만만치 않은 장애물이 민주당의 협상구도에 포진해있음을 확인시켜주는 대목이었다.
이대표의 막후협상채널로 김이사장과 수차례 만난 김정길 전최고위원은 『아직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중도파가 대 동교동계 협상의 최대 걸림돌 중의 하나』라고 토로한 적이 있다. 김이사장은 『내가 설득하면 다 될 것같지만 다른 최고위원들이 가만히 있겠느냐』고 김전최고위원에게 말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김전최고위원은 『김이사장은 중도파 최고위원들이 전당대회문제에 각자 이해관계를 갖고 있어 이들을 설득하기가 어렵고 자칫 당내문제 개입시비를 낳을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듯 했다』고 이를 해석했다.
김전최고위원이 언급한 「이해관계」란 당사자들의 완강한 부인에도 불구, 김최고위원은 당권, 유최고위원은 전남지사및 최고위원, 노최고위원은 부산등지에 대한 영향력, 그리고 회의에 불참한 조세형 최고위원은 서울시장이라는 시각도 있다.
특히 이들 중도파는 현단계에서 이대표와 동교동계와의 합의에 의해 조기 전당대회가 열린다면 자신들의 구상은 실현이 불가능해진다는 공통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것은 분명한 것같다. 이들은 지난4일 동교동계가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진 「2월 대회의 대표경선, 최고위원지명」이라는 이대표측의 절충안을 일언지하에 묵살했다. 이때 한 중도파 최고위원은 『만약 이대표와 동교동계가 이 안에 합의했다면 이는 당권분점에 관한 모종의 「밀약」이 있었다는 얘기』라며 『우리를 허수아비로 만들겠다는 발상』이라고 흥분하기도 했다. 이렇게 보면 설령 김이사장이 조기 전당대회를 권유한다해도 이들은 김이사장의 통제권밖으로 나가 「저항」할 공산이 크다.
당일각에서는 이를 정계개편 조짐마저 보이고 있는 정국흐름과 연결지어 『장기적으로 김이사장의 당내 영향력에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확대 해석마저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유성식기자>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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