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수로 분담도 주의제 빌 클린턴미대통령과 무라야마 도미이치(촌산부시)일본총리는 11일(미국시간)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안보체제 강화, 대북한 경수로 지원, 일본시장 개방문제등 다양한 현안에 관해 협력방안을 논의한다.
양국 정상은 그동안 서방선진7개국(G7)정상회담등을 통해 두차례 회담을 가진 바 있으나 무라야마총리의 방미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회담은 2차대전의 종전 50주년을 맞아 21세기를 향한 양국관계의 긴밀화를 도모하자는 것이 주목적이다. 최근 미국에선 일본에 대한 국민감정이 악화되고 있다. 미국의 원폭우표 발행계획이 일본의 항의로 취소됐고 워싱턴 스미소니언박물관의 「원폭전시회」를 둘러싸고 논쟁이 일었으며, 클린턴대통령은 작년 중간선거에서 대패한 직후 12월7일을 「진주만기념일」로 지정했다.
미국의 이같은 대일강경자세는 일본이 연간 6백억달러에 달하는 무역흑자를 내면서도 미국의 시장개방 요구에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무라야마총리는 클린턴대통령과의 이번 회담에서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규제완화에 대해 자동차부품과 판유리등 양국간 포괄무역협상에서 해결되지 않은 품목의 점진적인 개방을 위해 일본정부가 마련중인 「규제완화 5개년계획」과 「공동투자 10개년계획」등을 설명, 미국의 이해를 구할 생각이다.
그러나 통상문제는 대북한 경수로 지원, 미일안보체제등의 문제에 밀려 이번 회담에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게 취급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북한의 경수로 지원방안과 관련, 무라야마총리는 『일본도 응분의 책임을 지겠지만 핵은 지구적인 문제인 만큼 선진7개국의 이해와 힘을 빌려 해결해야 한다』며 일본의 재정부담을 최소화하려 하고 있다.
더욱이 미국측에선 상·하 양원의 다수당이 된 공화당이 당초 미국이 대부분 부담키로 되어 있던 중유공급비용을 한국과 일본등에 떠넘기려 하고 있어 북한에 대한 지원금 분담문제가 주요 이슈가 될 전망이다.
미국측이 줄곧 요망해 왔던 미일안보체제의 강화방안은 이번에 원만히 합의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군사력증강등 주변 정세의 불안으로 주일미군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있는 일본은 미일안보체제 강화를 위한 「신공동선언」을 채택하는 한편 주일미군의 경비분담에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자세다.
미국에선 상·하 양원이 공화당의 지배 하에 들어갔고 일본에선 사회당의 분열등 무라야마정권이 위기에 처해 있어 양국 정상간 이번 대좌는 역대 양국 정상회담에 비해 관심도가 다소 떨어지고 있다.
<도쿄=이재무특파원>도쿄=이재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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