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방수감과 살해위협에도 신념을 지킬수 있었던 것은 성숙과 단련의 기회로 여겨…” 3백40여년을 끌어온 백인 철권통치를 종식시킨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넬슨 만델라대통령의 자서전 「자유를 향한 긴 여정」이 남아공 출판사 리틀 브라운에서 출간됐다.
그는 자서전에서 『독방감금과 살해위협등에 굴하지 않고 신념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수형생활을 성숙과 단련의 기회로 여긴 특유의 낙천적 성격덕분』이라고 털어놓고 있다. 결국 수형생활에서 터득한 이같은 인내는 아파르트헤이트(흑백인종차별주의)를 극복하고 흑백주민간의 화해를 토대로 한 흑인정부의 탄생을 가져온 셈이다.
자서전은 수용소에서의 투쟁과 출감후 정부와의 협상과정등 세계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발자취뿐 아니라 출생배경과 사랑이야기같은 개인사도 망라하고 있다. 반정부투쟁으로 경찰에 쫓기면서 부인 위니 마디키젤라와 만났을 때의 감정을 고백한 『그녀의 정신 열정 젊음 용기 의지… 이 모든것을 그녀를 본 순간 느낄 수 있었다』는 대목에서는 그의 낭만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자서전은 만델라가 1918년 트랜스케이 흑인거주지에서 템부족 추장의 아들로 태어난 데서 시작되는데 지도력의 원천이 혈통의 기질에서 비롯됐음을 시사한다. 10세때 아버지를 여의고 부족 후견인의 품에서 자란 만델라는 21세때 부족에서 결정한 여자와의 정략결혼을 피해 요하네스버그로 상경, 그곳에서 변호사가 된다. 이 과정에서 시골 출신 흑인으로서 겪었던 온갖 모멸과 인종차별은 「자유를 향한 긴 여정」에 들어서는 계기가 된다. 48년 백인정당인 국민당이 아파르트헤이트정책을 공식화하자 당시 아프리카민족회의(ANC)내 청년동맹 의장이던 넬슨 만델라는 「악법무시운동」을 전개한다. 그러나 64년 경찰에 잡혀 종신형을 선고받고 로벤섬 수용소에서 영어의 27년을 견뎌냈다.
출감후 간디의 영향을 받아 평화적 투쟁노선을 택하고 백인정부와의 타협을 못 마땅해 하는 ANC를 협상테이블로 이끈 점등에서 그의 유연성과 정치력의 성장과정, 그리고 남아공의 현대사를 동시에 읽을 수 있다. 그는 이같은 노력으로 93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데 이어 지난해 UPI통신사에 의해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
앙드레 말로는 그를 「이 세상에서 보기 드문 성숙한 사람」이라고 평했고 심지어 우익 백인 정당까지도 그를 「신이 주신 선물」이라고 일컫는다. 만델라의 불굴의 투지와 인류애는 그가 「무혈혁명」을 이뤄내고 대통령이 된 지금도 「자유를 향한 긴 여정」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김병찬기자>김병찬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