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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희씨/인켈 튜너설계연구원(직업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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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희씨/인켈 튜너설계연구원(직업의 세계)

입력
1995.0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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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소리」 만들기 “여성 섬세함이 큰 도움” 박성희(박성희·25·인켈 튜너설계팀 연구원)씨는 오디오 세트의 한 파트인 튜너의 회로 설계사다. 튜너는 각 방송국에서 보내는 라디오전파를 잡아 앰프로 보내 다시 소리로 바꾸는 역할을 하는 기기. 튜너를 얼마나 잘 만들어 조그만 잡음도 없는 깨끗한 소리를 내도록 할 수 있느냐는 오디오 세트의 품질과 직결된다. 최근에는 오디오 기술의 발달로 오디오의 품질도 높아져 소비자의 귀도 세련되어가고 있는 추세. 튜너는 CD플레이어나 카세트데크와는 달리 스위치만 켜면 바로 음악을 즐길 수 있지만 소비자들의 귀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더욱 조심스럽게 설계해야만 한다. 튜너를 설계해야 하는 박씨의 책임도 무거워지고 있는 셈이다.

 튜너가 내는 소리의 질은 먼저 계측기에 나타나는 주파수파형을 보고 가늠할 수 있다. 파형의 물결모양이 이그러짐없이 깨끗하고 안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파형이 안정돼 있다고 해서 완벽한 소리가 나는 것은 아니다. 최종 판단은 살림집 거실과 똑같은 구조의 음질테스트방에서 소리를 직접 귀로 들은 다음에야 내릴 수 있다.

 『계측기의 성능이 아무리 뛰어나다해도 사람의 귀를 넘어설 수는 없습니다. 귀로 들어서 소리가 부드럽고 투명해야 튜너설계가 제대로 됐다는 결론을 내리고 작업을 마칩니다』

 그래서 박씨는 언제나 귀를 열어놓고 산다. 작업장을 떠나 일상에서도 모든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청각을 발달시켜 소리를 잘 들을 수 있어야 더 좋은 튜너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중앙대 전자공학과를 졸업, 93년에 인켈에 들어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여성 튜너설계연구원이 된 박씨는 『여성특유의 섬세함이 소비자가 원하는 최고의 소리를 만들어내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글 김병주기자·사진 곽봉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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