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시험방송이 5일 상오 10시부터 서울 서초구 부산 동래구등 전국 31개지역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다매체 다채널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케이블TV 시험방송으로 그동안 5개채널에 의존하던 시청자들은 이젠 30여개를 선택할 수 있는 전문채널시대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케이블TV의 등장은 위성방송 전자신문 컴퓨터TV 등이 복합적으로 역할을 담당하게 되는 미디어 혁명의 서막이다. 시험이라고는 하지만 이날 방송은 이런 점에서 남다른 관심을 모았는데 54개 방송국중 31개만이 참여하는등 출발선에서부터 질척거리고 있다.
프로그램 분배망및 전송망 가설지연과 국산컨버터(채널조절장치)생산차질로 이러한 결과를 낳았다고 하지만 이처럼 불비한 상황에서 시험방송을 강행할 필요가 있었는지 아쉬움이 남는다.
케이블TV는 프로그램공급업체(PP) 종합유선방송국(SO) 전송망사업자(NO)가 삼위일체가 되어야 한다. 어느 한 분야라도 미비되면 절름발이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현재 이중 어느 것 하나 완전한 것이 없는 실정이다.
전송망부설도 동절기라는 벽에 부딪쳐 계획을 밑돌고 있고 프로그램확보도 5일 현재 계획의 70%선에서 맴돌고 있다. 케이블TV를 시청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컨버터생산도 국산품장려정책으로 계획의 3분의 1에도 못미치는 9천8백대정도가 보급되어 있을 뿐이다.
방송주체의 역량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다매체 다채널이 등장, 함량미달의 프로그램 범람과 방송사나 제작사의 부실등으로 연결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 그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시험방송에선 1개방송국을 제외하고는 상태가 양호했다는 사실이 하나의 위안으로 남는다. 이를 바탕으로 정규방송이 시작되는 3월1일까지 보완 점검등을 철저히 해 계획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3월까지 25만대가 필요한 컨버터생산도 서둘러야 한다.
케이블TV는 우리가 처음 시작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시행착오가 있게 마련이다. 남은 기간동안 이를 얼마만큼 확실히 보완하느냐에 케이블TV의 상큼한 출발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준비부족은 케이블TV의 생명인 전문화를 해칠뿐 아니라 프로의 저질화로 이어진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완벽한 준비만이 케이블TV 및 다매체 다채널시대의 내일을 기약할 수 있을 뿐아니라 내년으로 다가온 위성방송시대를 맞는 하나의 토대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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