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이후 「정치 50년」은 그 문화와 체제면에서 곡절과 격변으로 점철돼 있다. 정치분야말로 격동의 반세기라는 말이 가장 합당하다. 가장 상징적인 것은 헌정사의 굴곡이다. 우리 헌법은 48년 7월7일 정부수립과 함께 만들어진 뒤 지금까지 무려 9차례나 개정되는 수난을 겪었다. 때론 집권자의 집권연장욕에 의해 인위적인 뒤틀림을 감내해야 했고 수차례의 정변과 혁명도 여지없이 개헌으로 귀결됐다. 5·16쿠데타에 의해 서막이 열린 이후 최근까지 30여년이나 지속된 군사통치의 암울한 터널은 정치문화를 온통 잿빛으로 물들여 놓았다. 흑백논리, 권위주의, 강압과 대결, 공작과 금권, 권모술수를 정치「문화」라고 일컬을 수 밖에 없도록 만든 것이 바로 군인정치였다. 최고권력자의 진퇴와 운명을 같이한 역대 집권당, 선거용으로 급조됐다가 순식간에 소멸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정당의 면면등도 어두운 우리 정치사의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광복 50년시대의 개막과 함께 우리 정치도 새로운 장을 맞고 있다. 문민정부의 등장이 그것이다. 비록 3당합당에 의한 정권탄생이라는 방법론상의 논란이 있긴 하지만 문민대통령의 등장은 정치문화와 체제의 탈바꿈을 끌어낼 수 있는 중요한 단초로 여겨지고 있다. 정치에도 변화와 개혁의 바람은 불기 시작했다.<신효섭기자> ◎역대대통령 재임기간 신효섭기자>
우리 헌법은 2공화국에서 내각제를 잠시 채택한 시기외에는 제헌 이래 줄곧 대통령제를 고수하고 있다. 따라서 정치문화는 대통령의 통치스타일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최장기간 재임자는 박정희전대통령으로 16년. 군인출신은 박전대통령과 전두환(전두환) 노태우씨등 모두 3명이다. 그러나 이들의 재임기간이 전체 헌정사중 반을 넘는다.
◎주요정당 존속년수
우리 헌법은 정당정치를 표방하고 있다. 정당중심의 정치구현을 위해 각종 정당지원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대통령을 당수로 가졌던 최초의 여당은 자유당이었다. 그 뒤 민주당 공화당 민정당 민자당이 여당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야당의 법통은 한민당에서 시작돼 국민당 민주당 신민당을 거쳐 다시 같은 이름의 민주당으로 이어지고 있다.
◎행정조직 변화
우리 정치문화의 큰 특징중 하나로 막강한 관료사회가 지적된다. 이들의 권력기반인 행정부처는 정부수립 당시 14부4처3위원회. 이후 45차례의 정부조직법개정을 통해 크고 작은 부처개편이 이뤄졌다. 이중 대규모 조직개편은 6차례였다. 가장 큰 규모는 61년의 3공출범 때. 경제개발추진을 위한 경제부처 강화가 요점이었고 현 정부구조의 골격도 이때 갖춰졌다.
◎남북수교국 변화
외교는 「바깥정치」이다. 외교력은 국력과 정비례하며 수교국가수는 외교력의 가장 기본적인 잣대가 된다. 광복 이후 우리는 남북대결외교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남북은 수교국을 늘리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냉전구도가 깨지고 남북간 경제력 차이가 현격해진 지금 「머릿수 늘리기」경쟁은 무의미해졌다. 실리추구경쟁만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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