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시나가와(품천)에서 열차로 요코하마(횡빈) 쪽으로 1시간가량 가면 항구의 배후지역에 공단이라고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깔끔하고 잘 정돈된 가나자와(금택)공업단지가 나타난다. 기계 화학 섬유 전기업종 위주의 이 공단 한 복판에 자리잡은 금형제조업체 쇼와정공(대표 기타 마사나리·목전정성·66)은 일본의 중소기업 가운데서도 기술축적으로 성장한 견실한 회사중 하나지만 92년 이후 2년 동안 엄청난 불황에 허덕여야 했다.
92년 최고 20억7백엔(1백66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으나 93년에는 15억8천8백만엔으로 30% 가까이 줄어 창사 40년만의 최대 위기에 직면했었다.
이로 인해 종업원들을 가족처럼 아껴왔던 기타 대표도 종업원 70여명 가운데 30%가량을 정부 지원금으로 임금의 80%만 지급하는 「재택근무」를 시키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컴퓨터를 이용한 최첨단 금형제조기술 개발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다소 회복국면을 보여 2년여만에 재택근무 종업원 전원을 정상 근무토록 하면서 불황의 터널에서 조금씩 빠져나오고 있다.
국내경기 부진과 계속되는 「엔고」등 영향을 받고 있는 대부분의 일본 중소기업(종업원 3백인미만,자본금 1억엔미만)들은 쇼와정공과 마찬가지로 불황극복과 「21세기 전략」 마련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경제대국 일본도 중소기업이 「경제의 핵」임은 여느 국가와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91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일본의 불황은 일부 소재형업종의 중소기업에 영향을 미친 것을 시작으로 중공업 가공업 등 거의 모든 중소기업 업종에 타격을 주었으며 이로 인한 위기는 70년대초 제1차 석유위기때보다도 심각해 「전후 최악의 불황」이라고 아우성들이다.
93년에는 전체 부도 1만4천5백64건 가운데 중소기업이 99.1%를 차지했다.
제조업 설비투자도 92년 이후 급격한 하향세를 보여오다 94년들어 겨우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일본 중소기업들은 신속한 불황 타개 작전에 들어가 중소기업청 조사결과(92년12월) 전체 중소기업의 77%가 이미 개혁체제를 가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중소기업들이 「현상유지로는 21세기 국제화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다」는 현실을 절감하고 각종 경비절감 방안은 물론 이번 불황을 계기로 사업합리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대기업들도 불황극복을 위해 중소기업들과의 하청구조를 재편하는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중소기업들은 자체 기술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존 제품의 가공조건과 가공방법을 개량하는 한편 대기업에 의존하지 않는 독자적인 첨단기술 개발능력 강화, 거래선 다양화,새로운 분야 진출, 해외 현지공장 설립등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쇼와정공 기타 대표는 『기술개발없이는 불황극복이 어려워 금형분야의 최첨단 기술개발에 사운을 걸었다』며 『사무관리 전산화와 근무환경개선,주택마련 지원금 등 사원 복지향상등에도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요코하마=박상준기자>요코하마=박상준기자>
◎일국내 특허출원 현황/92년 한해 37만1천8백94건/신기술 미출원도 매년 늘어
기술은 치열한 국제경쟁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경제대국 일본에서는 해마다 신기술이 쏟아진다. 대기업, 중소기업 가릴 것 없이 첨단기술개발에 목을 매달고 있다. 기술전쟁, 특허전쟁의 시대에 일본은 가장 앞서가고 있는 나라의 하나다.
일본 특허청 연보에 의하면 일본인에 의한 국내특허출원건수는 75년 13만5천1백18건, 80년 16만5천7백30건, 85년 27만4천3백73건으로 늘어났다. 92년에는 모두 37만1천8백94건이 일본 국내에 출원됐는데 이중 33만8천19건이 일본인에 의한 특허출원이다. 같은해 우리나라에서는 일본의 10%에도 못미치는 3만1천73건이 출원됐고 내국인이 출원한 것은 1만9백52건에 불과했다.
또 일본 과학기술청자료에 의하면 미국내의 특허출원에서도 일본은 독보적이다. 미국인의 자국내 특허등록비율이 75년 64.7%에서 80년 55.2% 85년 55.2% 92년 53.6%로 줄어든 반면 일본인에 의한 특허등록비율은 75년에는 8.8%에 불과했으나 80년 11.5% 85년 17.8% 92년 22.5%로 해마다 늘어났다. 특히 92년의 경우 도시바 미쓰비시 히타치 캐논등 일본기업이 미국내 10대 특허취득기업의 최상위 자리를 휩쓸었다. 신기술에 의한 「진주만 공습」인 셈이다.<도쿄=최성욱기자>도쿄=최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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