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원천적불가” 시주장 무색/강남·노원구외 모두 자체감사… 규명 한계 서울 강남·노원구청의 세금횡령사건을 계기로 서울시가 22개 전구청에 대해 무기한 특별감사에 착수함으로써 도세파문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서울시는 그동안 92년말부터 세금수납 절차가 완전 전산화돼 세금횡령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공언해 왔다. 그러나 내무부 특감 결과 강남구청 직원이 법무사사무소 직원과 짜고 9억4천여만원의 등록세를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 시내 전구청에서 도세가 자행됐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내무부는 등록·교육세등 일부 세목에 대한 표본감사만 한 것이기 때문에 시의 전면감사가 끝나면 횡령액수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뒤늦게 『지방세의 상당부분이 법무사의 수기 고지로 대납되는 제도상 허점으로 인해 이번 사건이 발생했다』며 사후약방문격의 전면감사실시를 발표, 면피행정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기본적으로 서울시가 이같은 지방세 수납체계상의 허점을 몰랐을 리 없기 때문이다.
시는 우선 내무부 감사에서 수납체계에 허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난 등록·교육세를 포함, 수기고지가 이뤄지고 있는 도축·중기취득세등 13개 시·구세 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등록세의 경우 총건수의 70%, 액수로는 40%가량이 수기고지서를 통해 납부되고 있는등 수기고지되는 시세의 횡령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 부분을 집중 점검하겠다는 것이 서울시의 방침이다. 강남구는 등록·교육세 부과건수가 연간 11만9천건(9백60억원)에 달하나 이중 85%가량인 8백억원이 법무사의 수기고지서로 대납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구청에 대한 대강의 조사결과 수기고지서의 경우 구청측이 은행과 등기소에서 통보해 온 영수증과 대조작업을 벌이면 적발이 가능한데도 거의 모든 구청이 일손부족등을 이유로 확인작업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는 수기고지되는 시세에 대한 전수조사가 끝나는대로 주차위반 과태료, 유료주차장 수입, 증지판매 대금, 공원입장료등 세외수입에 대해서도 감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세외수입은 아직까지 전산화가 완비되지 않아 지방세보다 횡령가능성이 더욱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감사인력의 한계로 강남·노원구청을 제외한 20개구청은 구청장 책임하에 자체직원들로 감사를 벌이기로 해 세무비리가 철저히 규명될지는 미지수다. 서울시의 이번 감사는 각구청이 징수한 등록세등 수십만장의 수납자료를 전산입력한 뒤 등기소 은행보관분과 상호대조하는 전수감사로 구청당 수십명의 인력과 수개월의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행정공백에 따른 시민불편등 부작용도 예상된다.
한편 세무전문가들은 시가 그동안 정기 세무감사와 인천사건이후 자체특별감사를 수차례 실시했는데도 조직적으로 자행된 세무비리를 적발하지 못한 사실을 들어 민간전문가를 통한 외부감사제의 도입을 주장하고 나서 그 수용여부가 주목된다.<고재학기자>고재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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