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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4.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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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45년 8월15일 이후 지금까지 여당계와 보수야당계를 이어온 정당은 모두 21개(한국근현대사사전). 여당은 남조선 대한민국대표민주의원(김규식)으로부터 오늘의 민주자유당에 이르기까지 모두 7개이고 보수야당은 한국민주당(송진우 김성수 백남훈)부터 지금의 민주당(이기택)까지 15개에 달하고 있다. ◆이들 정당의 이름들을 살펴보면 민주 자유 국민이라는 낱말들을 적당히 배합해서 작명한 것이 대부분이다. 여당계열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대한국민당 자유당 민주공화당 민주정의당 한국국민당 민주자유당등. ◆보수야당의 작명에는 민주란 말이 압도적으로 많다. 한국민주당 민주국민당 민주통일당 민주한국당 신한민주당 통일민주당 평화민주당등으로 보아 민주가 안들어가면 작명이 안될 정도다. 아예 지금의 제1야당처럼 민주당이라는 이름을 쓴 예도 더러있다. 신민당 신한당도 있었다. ◆전두환정권 시절에는 과거의 정당명을 일절 쓰지 못하게 금지한 법도 있었다. 그래서 민주정의당이니 민주한국당 한국국민당과 같은 새로운 당명이 등장했다. 민주당이나 신민당과 같은 전통 야당의 당명을 다시 쓰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10대 선거에서 신민당이 되살아나 제1야당이 되는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90년 3당 합당으로 출범했던 거대여당 민자당이 당명을 바꾼다고 야단이다. 민자당은 일본의 보수여당 자민당을 본땄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그렇게 썩 좋은 느낌을 주지는 못했다. 그래서 그런지 국민의 지지도는 높지 못했다. 보다 산뜻한 새시대의 이름으로 개명하려는 변신의 몸부림을 이해할만 하다. 일반국민들로부터 공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의 하나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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