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특별1부(주심 박준서 대법관)는 28일 의사 김모씨(36)가 부인 (34)을 상대로 낸 이혼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시부모의 지나친 경제적 요구로 고부간 갈등이 깊어져 결혼생활이 파탄됐다면 주된 책임은 중간에서 갈등을 원만히 조정하지 못한 남편에게 있다』고 판시, 이혼청구를 받아들인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지법 합의부로 되돌려 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아들을 의사로 키운데 대한 경제적 보상을 원하는 시부모와 부인사이의 갈등이 발단이 됐으나 남편이 적절히 조정해 해결하지 못한데 파탄의 주된 원인이 있다』며 『남편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고 가출하는등 경솔하게 행동한 부인에게도 책임이 있으나 이미 파탄에 이른 뒤의 행위인만큼 남편의 책임보다 무겁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서울 명문대 의대를 나와 88년 같은 대학 음대출신인 부인과 중매 결혼한 김씨는 군의관시절 월급의 대부분을 부모 생활비로 부쳐주고 부인의 피아노 교습 수입으로 어렵게 생활하다가 부모가 집 개축비용 1천만원을 요구하는등 부담을 지워 불화가 깊어지자 89년 협의이혼했다.
김씨는 이듬해 부인 친정부모의 설득으로 부인과 재결합했으나 계속된 고부갈등으로 부인이 2∼3일씩 가출하는 등 결혼생활이 파탄에 이르자 92년 이혼 소송을 냈다.<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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