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는 포괄적 개념… 우리것 살려가야”/“조직개편 등 뼈깎는 아픔… 새각오로 뛰자” 김영삼대통령은 28일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송년오찬간담회를 갖고 올 한해를 회고하면서 『정말로 바쁘게 돌아간 한 해였고 나자신도 어떻게 지내왔는지 모를 정도』라고 말했다. 취임 첫해인 지난해가 개혁돌풍을 선두에서 주도적으로 몰아 간 숨가쁜 1년이었다면 올해는 북한핵문제와 잇단 대형사건 사고등 「장애」를 헤쳐 온 또 다른 의미의 바쁜 한 해였다는 회고 같았다. 김대통령은 그러나 1시간가량 진행된 이날 오찬간담회에서 향후 국정운영방향이나 민자당의 변화전망같은 민감한 정국현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김대통령은 『그같은 얘기는 신년초 공식기자회견에서 충분히 하는게 모양이 더 좋겠다』며 『오늘은 「특별한 얘기는 하지 말기로 하자』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대신 이날도 세계화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자신이 정리한 세계화에 대한 관점과 국제화와의 차이등을 소상히 밝혔다. 김대통령은 『국제화는 그전에 나자신도 써 왔지만 국가대 국가간 개념으로 주로 경제적 측면을 말하는 것』이라며 『이에 비해 세계화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체육등 모든 분야를 포괄하고 세계각국의 기업과 기업,민간과 민간,지방과 지방간 개념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대통령은 『내것, 즉 한국적인 것이 있어야 세계와 경쟁하며 세계속으로 뻗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모든 분야에서 세계의 일류가 되지 않고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올해와 내년의 경제에 대해 수치를 구체적으로 들어 가며 설명한 뒤 『우리경제의 미래는 희망이 있다』고 상당한 만족감과 자신감을 보였다. 김대통령은 올해에 비해 내년도 수출은 더 급속도로 증가할 것이고 물론 수입도 늘 것이지만 우리의 경제규모면에서 그정도 적자폭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무엇보다도 일본과 미국에 대한 수출이 10∼15%가량 늘었는데 역시 우리경제를 위해서는 개도국보다 선진국을 뚫고 들어가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대통령은 정부조직개편과 개각에 대해서도 만족을 표시, 『국민들이 그결과에 대해 높은 지지를 보내준데 대해 감사하고 책임감을 더 느낀다』고 말해 그로서는 그야말로 「다사다난(다사다난)」했던 올해 정국을 구상한대로 마무리짓고 새해를 맞이하게 된데 대한 감회를 감추지 않았다.
김대통령은 또 『공무원 1만명이 이동하고 많은 사람이 공직사회를 떠나는등 정부부터 생산성향상을 위해 뼈를 깎는 아픔을 감수한만큼 민간 근로자 기업인등 국민모두가 힘을 합쳐 새 각오로 광복 50주년이 되는 새해를 맞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정치사안」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으나 청와대비서실 개편에 대해서만은 몇가지 의미있는 얘기를 했다. 그는 대통령중심제에서 청와대가 어디까지나 핵심인만큼 도덕적으로 깨끗해야 한다는 것을 참모진 인선에 있어 기준중의 기준으로 삼았다면서 『참모들이 몇배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한승수 비서실장 임명에 대해 『최적임자라고 오래전부터 생각해 왔고 아주 잘 된 일이라고 모든 사람이 얘기하고 있으며 나도 만족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정책기획수석실 신설도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그러나 박관용 정치특보임명에 대해서는 『특별한 의미부여를 말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또 미묘한 문제로 대두됐던 수석실 서열조정에 대한 질문을 받고 『지난번 발표대로』라고 말했다가 곧바로 『서열은 중요한게 아니고 하는 일만이 다를뿐 직급도 같다』고 대답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수석진개편발표때는 신설된 정책기획수석이 제일 위에 있어 선임수석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수석들간 협의를 통해 기존대로 정무수석을 선임으로 하고 정책기획수석은 폐지된 교문수석과 같은 서열로 조정했는데 김대통령이 미처 보고를 받지 못한 것같다는 관측이 나왔다.<최규식기자>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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