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일·유엔대사 낙하산식 영입 없어/“세계화구상 뒷받침”… 외시1회 첫발탁 정부가 지난 12·23 개각이후 관심의 초점이 돼 왔던 주요국 공관장을 포함한 외무부 주요간부의 인선을 28일 사실상 마무리 지음으로써 새로운 외교진영이 확연해 졌다. 주요국 공관장 및 외무부 간부에 대한 인사내용을 살펴 보면 외교진영의 지각변동으로 표현될 정도로 몇가지 점에서 과거와는 확연히 구별되는 파격적인 요소를 엿 볼 수 있다.
우선 특기할만한 사항은 주미대사를 포함, 지난번 개각으로 공석이 된 주일, 주유엔대사를 정치인등 소위 낙하산식 외부영입 케이스에 의존하지 않고 모두 정통파 직업외교관을 기용했다는 점이다. 주미대사로 내정된 박건우 외무차관, 주일대사로 내정된 김태지 주독대사, 주유엔대사로 내정된 박수길 외교안보연구원장이 모두 외교가에서 잔 뼈가 굵은 베테랑들이다. 주미대사의 경우 80년대 이후만을 보더라도 박동진씨를 제외하곤 유병현·김경원·현홍주·한승수씨 등이 모두 군출신이거나 학자, 전직각료, 정치인 출신이었다. 주일대사도 80년대 이후 6명이 거쳐 갔으나 김정렴·최경록·이규호씨등 3명이 외부영입 케이스였다. 따라서 정부가 이번에 공로명 외무장관과 유종하 외교안보수석에 이어 주요국 공관장에 직업외교관만을 기용한 것은 김영삼대통령의 세계화구상을 뒷받침할 「실무전문가형」인사구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공관장 내정자의 면면을 살펴 보면 이러한 전문가형 인사구도가 더욱 뚜렷이 드러난다.주미대사로 내정된 박외무차관은 주미 1등서기관, 주아틀랜타영사, 주미참사관, 미주국장, 의전장등을 거쳐 외무부내에서는 단연 최고의 미국통으로 꼽히고 있다. 이와 함께 박차관은 현직차관에서 바로 주미대사로 수직상승한 전례가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인사의 가장 파격적인 부분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당초 주미대사에는 김철수 전상공장관, 정종욱 전외교안보수석이 거론되기도 했었다. 주일대사에 내정된 김대사도 주일 1등서기관, 동북아과장, 아주국장을 거친 일본통이고 일본어실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해 공장관으로부터 진작부터 낙점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유엔대사의 경우 다자간 협상에 실력을 발휘해 온 박수길 외교안보연구원장과 홍순영 전외무차관이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였으나 홍전차관이 특사교환철회발언등으로 물의를 빚었던 점이 고려돼 박원장으로 낙착된 것으로 보인다. 홍전차관은 주독대사에 내정됐다.
주요국 공관장인사와 맞물린 외무부 간부인사에서는 외무고시 1회출신을 과감히 발탁하는 개혁적인 요소와 연공서열을 조화시키려는 의도가 보인다. 조약국장과 외교정책기획실장을 거친 이시영 주오스트리아대사를 차관으로 발탁하고 고등고시 11회출신인 이정빈 연구위원을 연구원장으로 승진시킨 것은 연공서열을 중시, 신임 공장관과의 균형을 고려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이대사의 경우 공장관과 마찬가지로 비고시출신이어서 비고시출신에 대한 배려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기획관리실장에 내정된 김항경 주LA총영사도 비고시 특채출신이다.<고태성기자>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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