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 내전… 영욕… 이젠역사속으로○중동평화
이스라엘은 5월4일 팔레스타인과 「팔」자치협정을 체결한데 이어 10월26일 요르단과 46년간 적대관계를 청산하는 평화협정에 서명함으로써 중동 평화구축에 획기적인 진전을 이뤘다. 이스라엘은 또 시리아에 대해 점령지인 골란고원의 반환용의를 표명,화합의 중동시대를 예고했다. 회교 원리주의 과격단체의 방해책동과 「팔」자치선거의 성공적 실시여부가 향후 중동정세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지만 중동의 데탕트무드는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르완다 사태
지난 4월6일 집권 다수 후투족출신의 대통령이 탄 비행기가 격추되면서 불거진 르완다내전은 종족간의 무자비한 살육으로 인구 8백만명가운데 50만명이상이 희생되고 2백만명의 난민이 양산되는 유례없는 참상을 빚었다. 또 굶주림과 콜레라등 질병이 창궐,전세계를 경악속에 몰아넣었다. 내전에 승리한 소수 투치족 신정권은 난민귀환과 국가재건사업을 펴고있으나 종족간 첨예화한 증오가 가시지않아 재연 가능성을 남긴채 내연하고 있다.
○북·미핵협상 타결
미국과 북한은 오랜 협상끝에 10월21일 제네바에서 북한 핵문제에 관한 기본합의서에 서명함으로써 지난해 3월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로 촉발된 북핵위기를 넘겼다. 양측은 이 합의서에 연락사무소 교환등 관계개선 노력을 명시함으로써 동북아 외교질서에 새로운 변혁의 전기를 마련했다. 미국은 이를 계기로 NPT체제 연장의 결정적 돌파구를 열게 되는 한편 북한은 경수로지원등을 확약받는등 정치·경제적인 실익을 얻게 됐다.
○보스니아 내전과 카터 중재
보스니아 회교도 정부군과 세르비아계간의 3년간에 걸친 유혈내전은 지난 21일 지미 카터 전미대통령의 중재로 일단 해결의 기미가 보이고 있다. 카터전대통령은 단신으로 보스니아 전선에 뛰어들어 거의 속수무책이었던 내전에 극적인 전기를 마련함으로써 아이티사태, 북한의 핵문제에 이어 다시 한번 지구촌 분쟁 해결사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그러나 무모한 살육전,증오와 불신의 역사로 점철된 발칸반도에 새해에 평화가 도래할 지는 속단키 힘들다.
○미 공화당의 압승
빌 클린턴미대통령의 집권 후반기구도를 가늠할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은 상·하 양원선거에서 압승함으로써 지난 46년이후 처음으로 상·하양원을 동시 장악하는데 성공했다. 미국민의 신보수주의 경향을 극명히 표출시킨 선거 결과로 클린턴대통령은 집권후반기 「여소야대」라는 어려운 정국상황을 맞게 됐으며 이로인해 대북정책을 비롯한 일부 대외정책의 변화가능성도 엿보이고있다. 95년은 클린턴대통령의 정치적 사활이 걸린 해라고 볼수있다.
○남아공 흑인정권 출범
남아공은 지난 4월 사상 첫 흑백총선을 통해 3백42년간의 백인통치를 종식시키고 역사적인 흑인정권을 출범시켰다. 이로써 남아공은 소수백인(14%)이 다수 흑인(76%)을 지배하던 불평등 구조를 청산하고 국제무대에 복귀했다. 인권투사에서 남아공의 첫 흑인대통령에 오른 넬슨 만델라는 전대통령인 데 클레르크부통령과 흑·백간 권력공유를 통해 인종화해와 경제재건에 힘쓰고 있다.
○러시아의 체첸공 침공
러시아는 91년 러시아연방으로부터 분리독립을 선언하며 반러시아정책을 추진해온 체첸자치공화국의 연방이탈을 막기 위해 아프간침공이후 최대의 병력을 동원,조하르 두다예프 정권퇴진에 나섰다. 지난달 29일 체첸 수도 그로즈니에 폭격을 가한이후 11일 새벽 전격 침공한 러시아군은 현재 그로즈니외곽에서 치열한 전투를 계속하고 있다. 체첸은 독립의지를 굽히지 않아 그로즈니가 함락되더라도 카프카스지역의 불안정은 해를 넘기며 계속될 전망이다.
○이,베를루스코니 정권의 흥망
지난 3월 베를루스코니는 부정부패 척결운동인 「마니 풀리테」(깨끗한 손)로 초토화된 이탈리아 정계에 돌풍을 일으키며 정치입문 2개월만에 총리에 올라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언론재벌인 그 역시 뿌리깊은 부패에 연루돼 있음이 드러나면서 12월22일 끝내 사표를 제출하고 말았다. 「마니 풀리테」를 주도했던 피에트로검사는 일약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라 역사의 아이러니를 보여줬다.
○아이티 민선정권 복귀
미국은 9월 19일 지난 91년의 쿠데타로 권좌에 오른 라울 세드라스장군의 군부정권을 전복시키고 망명중이던 아리스티드대통령을 현직에 복귀,아이티의 민주주의를 회복시켰다. 미국의 대규모 군사력동원으로 시작된 아이티사태는 카터전대통령의 막바지 중재로 평화적 해결로 막을 내렸다. 국내외의 비난여론에도 불구,단호했던 미국의 정책결정배경은 쿠바난민 대량탈주사태로 불거진 카리브 난민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지적도 있다.
○WTO 이행법안 잇단 비준
한국을 비롯,미·일등 세계 1백30개국 이상이 내년 1월1일 출범하는 세계무역기구(WTO)체제를 위한 국내비준을 마쳤다. 이로써 7년을 끌어온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이 매듭지어져 지난 4월 모로코에서 확정된 WTO체제가 예정대로 출범하게됐다. WTO체제는 전후50여년간 경제질서를 유지해왔던 관세무역일반협정(가트)체제를 대체한다. 그러나 미국의 노동과 인권연계 시도와 중국의 연내가입 좌절등 출범 이후에도 난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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