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젊은 사람들 버릇이 없다』는 말은 어느 사회 어떤 세대도 다 들으며 자라 온 소리다. 고대 이집트의 파피루스에도 그런 구절이 적혀있다고 한다. 요즘 섣불리 그런 따위 소리를 했다간 고리타분한 「쉰세대」라고 핀잔이나 당하기 십상이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어른들은 우리의 신세대를 다 이해한다는 한없이 너그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신세대라는 말을 직장인 주부 남편 가릴 것 없이 아무데나 갖다 붙이고 심지어 신세대 할머니까지 등장해 스스로 신세대연하는 「어른아이」가 늘어가는 풍조다.
요즘의 신세대, 이른바 X세대가 어떤 가치관, 생활양식을 공유하는 집단이라는 것인지 그 의미규정은 그동안 무성했던 논의속에서도 속시원한 대답을 듣지 못했다. 사회학도들이 더 연구해 들려줄 몫이지 당장 해답이 나올 일은 아닌지 모른다.
다만 논의들 가운데 신세대라는 말이 광고업자와 매스컴이 상품화한, 실체없이 소비사회를 떠도는 유령과 같은 개념이라는 주장은 일본은 없다는 식의 강변으로 들린다. 단순히 젊은 세대라면 왕년에 신세대가 아니었던 구세대가 없다. 그렇게 생각하고 말기에는 단절의 틈이 너무 넓고 깊어 보인다. 그들은 분명히 이전 세대와 구별되는 새로운 사고와 행동양식을 거리낌 없이 보여준다.「거리낌 없는」 그들의 표현, 행동을 모두 버릇없다는 것과 혼동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더라도 만사 이해한다는, 무조건의 긍정과 함께 사회전체가 치기를 보인대서야 보기 딱하다. 열여덟살난 버릇없는 미국아이를 혼내준 「싱가포르의 곤장 여섯대 사건」은 이런 일과 관련해 올해에 기억할만한 일이다. 미국의 「리버럴」한 일부신문들이 태형의 야만성을 요란하게 비난했지만 실제 미국내 일반여론은 3명중 2명이 싱가포르정부의 따끔한 혼내주기에 속시원해 했다고 한다. 많은 미국인들이 그렇게 전하고 있다.
남이야 전봇대로 이를 쑤셔도 그만인 세상. 그러나 이웃과 주변에 상처와 피해를 주는 버릇없고 폭력적인 행동까지 아무도 말리지 못하는 사회는 함께 사는 사회가 아니다. 비뚤어진 개인주의의 단물만 빨려하고 능력이 모자라면서도 책임감이나 성실과 같은 덕목을 우습게 여기는 함량부족의 개성파는 사이비 신세대다.
신세대라고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진 세대는 아니다. 온 사회가 주눅이 들 것이 아니라 야단칠 일은 야단치면서 이해하고 수용하는 분위기가 돼야 한다.<생활과학부장>생활과학부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