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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4.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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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국제공항에는 한때 작전암호라는게 있었다. 작전1호는 마약, 2호는 총기, 3호는 테러·우범분자, 4호는 기타 금수품의 반입정보에 따른 비상합동검색작전이었다. 당시만 해도 인력부족에 장비마저 빈약해 암호에 따른 경찰 군인 등 전문인력의 특별동원이 뒤따랐다. ◆작전이 있을 때마다 세관원들이 우리공관원에게 하는 불평이 있었다. 『한국인은 웬 보따리가 그리도 많은가』. 공항측은 한술 더 떠 외국인들의 평균적인 휴대가방수까지 조사해 유럽인 1.2개, 일본인 1.9개, 동남아인 2·8개인데 한국인은 무려 4.2개라며 무안을 준적도 있다. ◆우리 국제공항의 세관원들이 요즘 비상이 걸린듯 다시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한다. 지난 25일부터 입국여행자의 휴대품검사대상이 배로 늘면서 관리대상자에 대한 정밀검색도 실시되고 있다는 것. 특히 홍콩쇼핑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12월 들어서만 유명브랜드의류 보석류등 반입이 20%나 늘었다는 것이다. ◆이번의 보따리나 휴대품 급증여행자는 40.50대 주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계모임이 많고 지방사람도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는데 자녀들의 겨울방학을 틈탄 유람행렬이다. 이 추세가 연초연휴에 이어 구정까지 이어지면 5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당국은 추정한다. ◆특히 홍콩은 3개의 덫을 지닌 도시로 정평이 난지 오래다. 교묘한 상술, 종잡을 수 없는 가격, 가짜범람. 이 덫이 노리는 외국인들중 한국인이 으뜸이라는 것도 우리의 부끄러움이다. 우리의 여행문화도 이제는 좀 선진화되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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