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방송(EBS)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노조원으로 구성된 「교육방송살리기 직원대책회의」가 교육방송의 공사화(공사화)에 대한 정부의 구체적 입장표명을 요구하며 개국4주년 기념일인 27일부터 전면제작거부에 들어감에 따라 일부 정규프로가 방송되지 못하는등 파행방송이 잇따르고 있다. 제작거부 첫날인 27일 「교육소식」(하오 9시40분) 대신 「만나고 싶은 선생님」이 재방송됐다. 교육방송측은 제작거부가 계속될 경우 31일의「학습백과」(하오 6시15분)와 「꼬마요리사」(하오 5시25분)는 재방송 프로그램으로 땜질하거나 다른 프로로 대체할 예정이다. 내년 1월초가 되면 국교특활등 교과과목방송을 제외한 나머지 교양프로그램등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중단될 전망이다.
교육방송의 공사화문제는 90년 교육방송이 KBS에서 현재의 교육부산하기관으로 이관될 때부터 제기됐고 그동안 방송구조개편과 관련된 연구안이 나올 때마다 공사화의 당위성이 우세했다. 뉴미디어 시대를 앞두고 방송구조개편이 불가피한 최근까지도 공영방송발전연구회(4월) 2000년 방송청책연구위원회(7월) 선진방송 정책자문회의(12월)의 연구및 토론회 결론은 공사화였다.
이에 따라 교육방송종사자들은 당연히 공사화가 되리란 기대를 가졌고 공사화만이 현재의 열악한 예산과 제작여건,입시위주의 편협된 프로그램에서 탈피할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정부로서는 교육방송의 공사화가 그리 간단치가 않다. 우선 교육부가 순수교과 교육중심의 보충교육 수단으로 교육방송의 운영을 주장하고 있다. 설령 교육부가 교육방송운영을 양보한다 하더라도 공사화를 추진하기는 쉽지않다.
교육방송의 위상은 다가올 2000년대 새로운 방송질서와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가장 손쉬운 예상은 교육방송이 KBS로 다시 이관되는 방법이다. 위성방송이 시작될 96년 KBS는 상업광고로 운영하는 2TV를 민간에게 넘기고 대신 위성채널과 교육방송을 다시 맡아 일본 NHK와 같은 형태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가 교육방송 종사자들을 더욱 초조하게 만들었고 결국은 파업이란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게 만든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뚜렷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교육방송의 파행은 오래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이대현기자>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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