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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륙”시한 넘자 또 1명사살/피랍 사흘째 불기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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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륙”시한 넘자 또 1명사살/피랍 사흘째 불기 이모저모

입력
1994.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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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범들 처음엔 수단이나 이란행 희망/파리행요구 “사형없는 불서 협상” 속셈/납치범·승객수 혼선… 희생자는 불·알제리·베트남인 ○…프랑스 에어버스기 피랍사건은 발생 사흘째를 맞아 북아프리카 알제리에서 프랑스 남부로 무대가 옮겨지는등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이 연속되고 있다.

 납치범들은 26일 새벽 2시께(현지시간) 알제의 우아리 부메디엔공항을 이륙, 1시간 10여분만인 새벽 3시14분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 북쪽에 있는 마리냥공항에 기착해 파리에 갈 수 있도록 중간 급유를 요구했다. 납치범들은 당초 파리로 직행할 계획이었으나 지난 이틀간 알제의 공항에 머물면서 연료가 많이 소모돼 우선 마르세유를 임시 기착지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정부가 이들의 파리행을 허용할지는 미지수. 범인들이 파리를 원한 것은 알제리정부를 사실상 프랑스의 허수아비정권으로 간주,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프랑스정부와 직접 협상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프랑스에는 사형제도가 없어 여러모로 유리하다 점을 고려한 것 같다.

 그러나 풀려난 한 승객은 납치범들이 당초에는 파리가 아니라 이란이나 수단으로 가기를 원했다고 밝혔다.

 ○…피랍 여객기는 마리냥 공항건물에서 눈에 띄지 않는 외진 곳에 기착해 있는데 주변에 테러진압부대 요원들을 포함, 1백20여명의 경찰병력이 배치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 소방차와 구급차도 대기하고 있다.

 납치범들은 당초 기장을 통해 자신들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통보했으나 26일 아침부터 직접 프랑스측을 상대로 협상에 나서고 있다고 프랑스 관리들이 전했다. 관리들은 납치범들의 요구사항은 아직 명확하지 않으나 인질들을 풀어주는 대가로 자신들의 입장을 알리기 위한 기자회견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납치범들은 구체적으로  CNN등 국제적인 언론매체들과 기자회견을 요구하고 있다고 관리들은 덧붙였다.

 ○…알제리정부가 납치범들의 프랑스행을 허용한 것은 이들 범인들이 생명을 담보로 한 위협과 프랑스의 압력에 두손을 들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납치범들은 부메디엔공항을 이륙하기전 프랑스인 인질 1명을 또 살해했다. 25일 하오9시30분까지 이륙허가가 안 나면 인질을 죽이겠다고 협박한 납치범들은 요구시한 직후인 하오9시31분 인질을 사살, 시체를 활주로에 내던졌다.

 이에 알제리정부는 결국 이륙을 허용했는데 이에 앞서 프랑스정부는 알제리정부에 피랍 여객기의 이륙을 허용하라는 압력을 줄곧 가했다.

 ○…에어버스기 납치범, 탑승자, 피살자 인원이 오락가락 혼선을 빚고 있다.

 납치범은 당초 4명으로 알려졌으나 알제리 내무부는 범인이 5명이라고 25일 밝혔다. 피살자 수도 4∼7명으로 엇갈리고 있는데 프랑스외무부와 알제리 관영 ASP통신은 『확인된 피살자는 기내의 알제리 사복경찰, 베트남 외교관, 프랑스 대사관 요리사등 3명』이라고 밝혔다. 피살된 베트남 외교관은 알제주재 베트남 대사관의 통상담당 참사관인 부이 지앙 토(48)로 확인됐다.

 탑승인원도 애초 발표된 2백83명이 아니라 2백39명(승객 2백27명·승무원 12명)이라고 에어 프랑스측이 수정발표했다. 탑승예정자중 44명은 피랍당시 공항버스로 여객기를 향해 이동중이어서 간발의 차로 화를 모면했다는 것이다.

 26일 상오 현재 풀려난 승객은 모두 63명이어서 피랍기에는 승객 1백60여명, 승무원 12명등 총 1백70여명이 인질로 잡힌채 사흘째 공포에 떨고 있다.【파리·마르세유·알제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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