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자 김균(1888∼1978)이 지은 독창적인 우리 천자문이다. 우주와 대자연, 그리고 그 안에서 어우러져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 또 우리 민족의 얼과 역사, 풍속·속담등이 천자문을 통해 그려져 있다. 「천지복재 일월조현」(천지부재 일월조현=하늘은 만물을 덮고 땅은 만물을 싣고 있으며, 해와 달은 하늘에서 비친다), 「일환조선 이성단기」(일환조선 이성단기=탄알처럼 조그만 조선에 단군과 기자라는 두 성인이 있었다), 「노소남북 당파쟁렬」(=노론 소론 남인 북인으로 당파가 다투어 찢어졌네), 「종로봉비 동작류시」(=종로에서 뺨맞고 동작에서 흘겨본다)등 이 책을 구성하는 문구들은 한편의 웅대한 서사시이면서 우리나라의 모습을 담고 있다. 김균은 일제에 항거하다 옥사한 당대의 한학자 김영상의 손자로 조부의 정신을 기리며 30여년에 걸쳐 이 책을 만들었다. 기존의 천자문이 중국의 역사와 문화에 기초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 정신이 담긴 어린이 천자문을 만든다는 뜻이었다. 이 책은 그동안 지은이의 자손과 후학을 가르치는데 쓰이다가 이광호한림대 교수에 의해 40여년만에 번역·소개되는 것이다. 푸른숲간·5천8백원<김철훈기자>김철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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