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내 관중석은 만원이었다. 장내가 떠나갈듯한 응원의 함성은 일방적이었다. 감독이 바뀐 것이다. 선수 개성을 무시한 강압적훈련, 창의력없는 기계적 전술구사, 게임능력을 도외시한 편파적 선수기용, 불공정한 룰(게임규칙)적용과 끊임없는 판정시비에 식상한 나머지 강제동원된 스탠드에서 경기관전을 포기했던 관중들 앞에 새 감독이 나타난 것이다. 더구나 왕년의 스타였던 새 감독은 취임과 동시에 팬들에게 문민적 자율훈련과 선수기용이 만사라는 원칙 아래 「신전법」에 의한 신명난 게임운영을 약속했다. 새 감독의 용병술에 관해 선수는 물론 관중들의 기대도 그만큼 컸다. 게임이 시작되었다. 선수선발의 원칙이나 새로운 경기규칙의 마련도 없이 열광하는 팬들을 위해 그저 열심히 뛰라는 불호령이 선수들에게 떨어졌다. 새 감독이 주창한 「신전법」의 개념도 모르는 선수들은 우왕좌왕했다. 복지부동이라는 질타가 떨어지면서 감독의 선수교체가 잦아졌다. 그러나 그 선수가 그 선수였다. 게임이 시시해지면서 관중석의 환호도 서서히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게임에 흥미를 잃은 관중석에서는 사건사고만 잇따르기 마련이다. 「신전법」의 룰도 모르고 뛰던 선수들에게 이번에는 선수정원을 줄여 세계를 무대로 싸워야 한다는 새로운 다짐이 나오고 선수단개편작업이 시작됐다.
일반적으로 스타선수출신 감독들의 성공확률이 낮다는 것이 체육계의 정설이다. 그들은 벤치워머(대기선수)들의 설움과 심리적 갈등을 모른다. 스타는 개인기에는 능하지만 협동과 자기희생이 요구되는 조직플레이에는 약하다. 스타는 개인적 「감」과 관중석의 환호에 중독이 된 나머지 경기의 내용분석과 결점보완의 훈련에는 익숙해 있지 않다. 스타출신감독은 실수한 선수의 질책에는 능하지만 미완선수의 칭찬에는 더디기 때문에 팀워크플레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어렵다는 것이 한국은 물론 미국이나 일본의 예에서도 쉽게 드러난다.
이제라도 결코 늦지는 않았다.감독이 구사하는 「신전법」의 구체적 프로그램이 선수는 물론 관중에게까지 공지되어야 하고 그에따른 경기규칙의 재정비작업과 확실한 전법구사가 뒤따라야한다. 공정한 게임규칙이 숙지될 경우에만 선수들은 자발성을 갖고 협동과 자기헌신의 단체게임에 열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선수들은 추운 겨울 퇴장을 위한 보따리를 싸는 동료를 교훈삼아 더욱 감독의 눈치나 보며 밥벌이에 연연하는 복지부동의 소극적 플레이만을 연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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