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법 개발만이 인권지름길” 『범인 검거를 위해 고문같은 그릇된 수단을 사용하는 것이 마치 성경을 읽기 위해 촛불을 훔치는 것처럼 인식돼서는 결코 경찰수사가 발전할 수 없습니다』
35년간의 수사경찰생활중 감식부문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경찰대 고광철(59)총경이 올해를 마지막으로 퇴임하면서 후배들에게 남기는 말이다.
60년 순경으로 경찰에 투신해 일선경찰서 형사 수사반장 수사과장 서장, 경찰청 감식과장등을 거치면서 「감식통」으로 인정받았던 고총경은 『수사기법의 끊임없는 개발이 인권경찰이 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고총경은 『엽기적인 살인사건 현장등에서 아직도 비합리적이고 낡은 수사관행이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는 새로운 수사기술 개발과 수사요원에 대한 교육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자신의 손으로 검거한 범인만도 1천여명이 넘는다는 고총경은 『무등산 연쇄살인사건, 정인숙씨 피살사건, 정주 내장호 동국대생 수장사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회고했다.
고총경은 사건과 싸우는 와중에서도 시간을 쪼개 부임하는 곳마다 수사자료실과 도서실을 설치하고 귀중한 수사자료와 도서수집등에 신경을 썼고 각종 수사교양지를 발간하는등 자료의 축척에 힘썼다.
서울 용산경찰서장 재임시 「방범요령」 책자 10만부를 만들어 관내 모든 세대에 배포했고 최근에는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수사기술」(대한문화사간·3백5쪽) 「알기 쉬운 지문감식」(대성출판사간·2백쪽)등 2권의 책을 펴내기도 했다.
『경험도 중요하지만 부족한 부분을 공부해 끊임없이 채워 넣어야 훌륭한 수사관이 될 수 있다』고 충고하는 고총경은 『졸저이지만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정년퇴임의 아쉬움도 다소 수그러든다』고 말했다.<조재우기자>조재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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