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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폐기장 최후의 선택(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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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폐기장 최후의 선택(사설)

입력
1994.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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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는 지난 수년간 진통을 거듭했던 핵폐기물관리시설 후보지를 경기도 옹진군 덕적면의 외딴섬 굴업도로 최종확정 발표했다. 이로써 지난 90년 안면도사태 이후 번번이 지역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쳐 결단을 미룬채 미해결의 난제로 남아 있던 핵폐기물관리시설 건설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된 것은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산업의 원동력인 전력공급을 비롯하여 학문연구와 산업의 각분야에서 방사선물질의 이용이 급증하면서 한해에 핵폐기물이 5천드럼이나 발생해 왔다. 그래서 핵발전소와 연구소의 폐기물 임시관리시설은 포화상태에 이르러 핵폐기물 영구관리시설의 건설은 하루도 늦출 수 없는 우리의 중대한 현안이었지만 안면도사태이후 후보지로 거론되기만 해도 지역주민들이 폭력사태를 빚으며 극한적인 반대시위를 벌임으로써 후보지조차 결정치 못하고 표류를 계속했던 것이다.

 에너지원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그 무엇보다도 중대한 국가적 사업이 이처럼 표류한 것은 정부가 보안만을 내세워 은밀히 추진한채 안전성에 대한 홍보와 주민설득을 등한히 했고, 일부 환경단체가 편향된 주장과 검증되지 않은 이론으로 주민들에게 방사선공포증을 주입시켰고, 주민들은 편협한 지역이기주의에 얽매였기 때문이다.

 안면도사태이후 과거의 은밀추진에서 공개추진으로 방향을 바꾸어 지역발전공약과 안전성홍보등 주민설득에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인 정부가 전국 3백여 후보지중에서 다각적인 검토끝에 확정한 굴업도는 최후의 선택이다. 그런만큼 굴업도 핵폐기장관리시설은 이제부터 한치의 차질없이 추진되어야만 하며 그러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정부가 내세운 철저한 안전대책및 지역개발공약을 하나도 빠짐없이 이행하는 것과 지역 주민들의 이해가 중요하다.

 육지에서 60여 떨어진 외딴섬 굴업도가 후보지역중 최적의 조건을 갖추었느냐 하는데에는 이견이 있을 수도 있다. 폐기물관리시설만으로는 지질적으로 적당할 수도 있으나 관리시설과 함께 들어설 원자력연구단지로서는 부적하며 동해안과 남해안에 집중되어 있는 원자력발전소로부터 핵폐기물을 운송하는데도 문제가 있다. 그러면서도 굴업도가 후보지로 선정된 것은 낙후된 고도라는 점이 참작되었기 때문이다.

 핵폐기물관리시설이 들어섬에 따라 5백억원의 지원금이 투입되어 굴업도를 안고 있는 덕적군도가 국내에서 가장 잘사는 섬으로 각광을 받게 되면 앞으로 혐오시설확보에 좋은 선례로 남게 될 것이다. 정부와 주민이 함께 손을 잡고 지역이기주의 극복의 모범사례를 기필코 이루도록 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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