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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60m 동굴파서 영구저장/굴업도 핵폐기장 건설·처리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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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60m 동굴파서 영구저장/굴업도 핵폐기장 건설·처리방식

입력
1994.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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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정서 고려 심층처리 채택/응회암섬,누출방지 최적조건/건설­운영 공개·주민 환경감시체제 도입키로 방사성폐기물 처리방식은 크게 천층처리와 심층처리 두가지다. 굴업도 처리장은 심층처리방식중 스웨덴이 채택하고 있는 동굴처리방식으로 건설된다. 심층처리방식은 산속이나 해저에 동굴을 파서 영구저장하는 방법이다. 이에 비해 천층처리는 말그대로 지표면에 얕게 땅을 파서 폐기물드럼을 묻는 것이다. 일본이나 프랑스 영국 미국등에서는 천층처리방식을 채택하고 있고 스웨덴과 함께 스위스 독일등이 심층처리방식을 쓰고 있다. 두가지 방식은 건설비용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지만 각국이 자국국민의 정서등을 고려해 실정에 맞게 선택하고 있다. 정부는 우리 국민정서상 아직도 핵폐기물에 대한 우려가 높기 때문에 건설비가 많이 들어가더라도 안전성이 높은 심층처리방식을 택했다. 세부 설계도는 핵폐기장건설사업인가가 마무리되는 내년 하반기에나 확정될 것이지만 굴업도 서남단지역에서 해저 60까지 굴을 뚫어 처리한다는 기본계획이다. 해저암반에 폐기물을 처리하는 방식은 스웨덴이 지난88년 세계최초로 개발, 수도 스톡홀름 북쪽 1백60 해안지역인 포스마크핵폐기장이 바로 이 방식으로 건설됐다. 국내 연구진은 지난90년 스웨덴과 공동연구를 통해 처리시설의 개념과 기술을 전수받아 국내핵폐기장에 이를 적용하게 된 것이다.

 굴업도에 건설될 핵폐기장은 일정규모의 방을 여러개 만들어 핵폐기물을 담은 드럼을 쌓는 지하처분동굴과 해발 30지점에 중간저장시설등의 지상시설, 지상과 지하시설을 연결하는 터널로 구성된다. 원전에서 발생하는 핵폐기물은 먼저 시멘트와 혼합시켜 고체로 만드는 1단계 과정을 거쳐 지하처리시설로 보내진다. 핵폐기물이 흐르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고체를 다시 철제드럼속에 넣어 밀봉하고 점토와 콘크리트방벽으로 주변을 다시 감싼다. 외곽의 천연암반이 자연방벽역할까지 하기 때문에 다중 안전장치를 하는 셈이다. 핵폐기물이 누출되는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더라도 외부 지하수가 이런 여러겹의 방벽을 뚫고 들어가 철제드럼을 부식시키고 방사성 물질을 녹여낸뒤 다시 밖으로 스며나와야 하는데 이같은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따로 떨어진 섬인 굴업도는 지하수 수위의 변화가 거의 없고 지질학적으로도 가장 견고하고 치밀한 응회암으로 구성돼 있어 더 없이 좋은 조건을 갗추고 있다는 것이다.

 해저동굴안에는 장갑등 원전운영용품인 중저준위폐기물을 영구저장할 5개의 방이 들어선다. 각방은 너비 20안팎, 높이 10.5m, 길이1백40m크기이며 바닥 콘크리트는 0.5m두께로 포장된다. 사용후 핵연료인 고준위폐기물은 재처리까지 해발 30지점의 중간저장시설에 보관된다. 굴업도에는 핵폐기물의 해상수송을 위해 2천∼3천톤규모의 접안능력을 갖춘 항만도 건설된다. 정부는 핵폐기장의 안전성확보를 위해 건설및 운영과정의 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주민환경감시체제를 도입하며 주민들이 지명 혹은 동의하는 전문가들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할 것을 약속하고 있다.

 굴업도 핵폐기장은 23일 시설지구공고후 주민의견청취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중 사업인가절차를 마치고 하반기중 착공, 2001∼2002년께 준공할 계획이다.【송용회기자】

◎핵폐기장관련 주요일지

 ▲88년 12월=제221차 원자력위원회 방사성폐기물관리사업 중장기계획 확정

 ▲89년 3월=과기처 강원 고성 양양등 후보지 부지조사중 주민반발로 중단

 ▲90년 11월=충남태안군안면도에 처분장건설계획이 알려지면서 주민들 격렬 시위. 정근모 과기처장관 인책사퇴

 ▲91년9월=과기처 핵폐기물처분장 자진신청공모

 ▲91년 12월=과기처 서울대에 연구의뢰해 강원 고성 양양, 경북 영일 울진, 전남 장흥, 충남 태안등 6개 최적후보지역 발표. 해당지역주민 반대시위. 자원연구소는 2백10개도서와 90개탄광지역을 조사한 결과 모두 부적격판정

 ▲92년 5월=안면도에서 원자력환경관리센터직원들이 주민설득작업을 하면서 주민시위 재발

 ▲93년 9월=과기처 전남 장흥을 적정지로 판정해 전남도에 협조요청을 했으나 주민반대시위

 ▲93년12월=후보지역에 5백억원의 발전기금지원을 골자로 한 「방사성폐기물관리사업촉진 및 시설주변지역지원에 관한 법률」 국회통과

 ▲94년1월=김시중과기처장관 연내 후보지선정방침 발표

 ▲94년10월=과기처 공보처와 공동으로 라디오,TV광고 시작

 ▲94년10월29일=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관련부처장관등 15명이 참여하는 방사성폐기물 관리사업추진위원회구성

 ▲94년12월22일=후보지 굴업도로 확정 발표

◎핵폐기장 외국사례/주민 신뢰확보… 도시인근 건립도/굴업도 모델 스웨덴 매년 주민참여 환경평가/영선 외부기관서 방사능측정 결과 수시공개

 이미 50년대부터 상업용 원자력발전소를 가동해 온 영국 스웨덴 프랑스등 선진국들도 방사성폐기물처리장 선정을 놓고 주민들의 거센 반대 때문에 오랜 기간 홍역을 치렀다. 그러나 이들 국가는 공개대화를 통한 끈질긴 설득으로 주민들의 이해를 구하고 선정지역에 재정지원등을 통해 처리장건설에 성공하고 비교적 안전하게 운영해 오고 있다. 굴업도핵폐기장의 모델인 스웨덴은 88년 발트해 해안 포스마크지역에 7백40억원을 들여 해저암반을 60나 파 내려가 폐기장을 만들었다. 「동굴 처리장」인 포스마크폐기장은 4개 전력회사가 공동출자한 스웨덴 핵 연료폐기물관리회사(SKB)가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은 매년 주민들과 공동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이곳에는 홍보관까지 건립해 연간 2만5천여명이 견학하고 있다. 영국이 59년부터 운영해 온 드릭폐기장은 쉘라필드시내에서 10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이처럼 시내에서 가까운데도 말썽이 없이 운영되는 것은 정부와 대학등의 외부전문연구기관이 수행하는 방사능측정비교분석결과를 그때 그때 일반에 공개함으로써 신뢰를 쌓아 오고 있기 때문이다. 체르노빌원전사고이후 불안감이 커지고 주민들의 반발이 일자 87년부터 지표면 2아래에 단순매립처리하던 것을 콘크리트 방벽을 세우고 방수컨테이너에 담아 매립하는 방식으로 바꿔 안전성을 크게 높였다. 프랑스도 이미 69년부터 파리 북서쪽 3백 떨어진 라마쉬지역에 폐기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안전성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어느나라보다 높다.라마쉬폐기장은 91년 처리용량이 포화상태가 돼 폐쇄되고 92년부터는 파리 동남쪽 1백50지점의 로보지역에 지하 20깊이의 콘크리트 공간을 건설하여 핵폐기물 드럼을 묻는 천층방식의 폐기장을 운영하고 있다. 46기의 원자로를 가동중인 일본은 80년대 중반 혼슈 최북단 아오모리현의 해변마을인 로카쇼무라를 폐기장부지로 선정하고 현지에 홍보센터를 세워 수년간 주민들을 설득한 끝에 동의를 얻어 92년 완공했다. 로카쇼무라 폐기장에는 최다 2백ℓ짜리 20만드럼을 저장할 수 있으며 3백만드럼용량의 폐기장 추가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폐기장관리를 맡고 있는 일본원연주식회사는 폐기장 5백옆에 골프장이 건설될 정도로 안전에 대한 국민 신뢰가 크다고 자랑하고 있다.【김동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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