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과 달리 능력 검증인사 발탁/박 실장 부산시장 내정… 예우고심 지난 17일 이홍구총리의 임명이후 잔뜩 뜸들여오던 개각일시가 23일 하오 3시로 공식 예고됨에 따라 인선함의 개봉이 숨가쁜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여야가 23일 상오 국회본회의에서 정부조직법개정안을 처리, 정부로 이송하면 즉각 국무회의의결등 후속절차를 완료한뒤 곧바로 개각이 단행된다.
이에따라 그동안 수차례 오락가락한 개각봉투의 개봉시점과 불확실한 자신들의 거취때문에 이중의 마음고생을 겪어온 청와대 참모진과 장관가는 긴장감과 홀가분함이 교차되는 표정속에 대통령의 최종 인사카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영삼대통령은 이미 주초부터 내각과 청와대 비서실개편과 관련한 인선을 마무리짓고 정부조직법개정안의 국회통과만을 기다려 왔다. 그러나 김대통령이 이번에도 철벽보안을 인사원칙으로 해오며 측근들에게까지 거의 의중을 드러내지 않아 누구도 인선내용을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종전과 달리 개각일정이 예고된 상태에서 지연되는 바람에 김대통령의 의중이 일부 흘러나와 이를 토대로 한 대략적인 윤곽이 그려지는 정도이다.
실제 청와대가 입각대상자들에게 입각사실을 개별통보하기 시작한 것은 22일밤부터이며 23일 새벽까지도 통보작업이 계속됐다는 후문이다. 때문에 대상자들중에는 김대통령의 언질정도에 따라 자신의 입각등을 예상하고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막바지까지 어느 자리를 맡을지 자신있게 아는 경우는 드물었다는 게 청와대의 얘기이다.
이번 개각의 범위는 내각의 대부분이 경질되는 대폭이 될 것이라는데 이론이 없다. 우선 최대의 초점은 통일부총리 경제부총리 안기부장 내무부장관 청와대비서실장등 5대요직이다. 이중 온갖 추측이 분분했던 통일부총리에는 김덕안기부장이 옮겨올 것으로 확실시됨에 따라 더이상의 얘기가 없고 안기부장에는 권영해전국방장관이 거의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김통일부총리권안기부장」구도가 뚜렷해져 막판까지 최대변수로 여겨졌던 박관용비서실장의 거취는 자연스레 부산시장쪽으로 굳어지는 추세이다. 그러나 4선의원직을 내놓았던 박실장을 지자제선거때까지 마냥 쉬게하는 것도 예우가 아니어서 공천때까지 특보형식으로 청와대내에 대통령을 보좌하는 별도자리가 배려될 것으로 전해졌다.
재정경제원 초대부총리에는 처음부터 홍재형 현부총리의 유임이 점쳐졌다가 막바지에 강경식 민자당의원이 급부상,한때 반전되는 분위기도 있었으나 신경제의 일관성을 유지할 필요때문에 홍부총리로 완전히 기울었다. 박재윤재무장관에게는 한국은행총재등 별도의 역할이 부여될 것으로 전해졌다.
외무부장관은 공노명 공일대사로 압축되는 추세속에 김경원사회과학원장의 이름도 꾸준히 거론된다. 내무장관에는 김우석 건설장관이 거의 단일후보로 거명되는 가운데 민주계출신의 차관임명을 전제로 정통내무관료출신 기용이 점쳐지기도 한다.
관심을 모았던 서석재 전의원은 3∼4개의 자리에 거론되다가 대야관계의 복원등 여야를 두루 접할수 있는 정무1장관으로 사실상 굳혀졌다.
또 법무장관에는 문종수 중앙선관위원이 부쩍 떠오르고 있으며 안우만 전대법관도 이 자리와 법제처장관 양쪽에 거명된다. 특히 관심을 모으고 있는 국방장관에는 김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이양호 합참의장이 거의 0순위로 접근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현정부의 중점과제인 교육개혁을 추진해야할 교육부장관에는 여러 이름이 거론되다 현승일국민대총장으로 압축되고 있으며 이명현 서울대교수와 박영식 전 연세대총장등도 다음순위의 물망에서 빠지지 않는다.
기구가 대폭 확대되는 건설교통부는 오명 교통부장관쪽으로 확연히 기우는 분위기속에 추경석 국세청장과 김동규 주공사장도 여전히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추청장은 정보통신부장관에도 거론되기도 한다.
농수산부는 재임 8개월동안 농정을 무난히 이끌어온 최인기장관의 유임이 점쳐지고 총무처는 황영하 장관이 변동 없을 것이라는 추측속에 이의근 청와대행정수석의 이름도 나오고 있다.
통상산업부장관은 김철수 장관의 유임설속에 김기환 무역진흥공사이사장의 기용과 박운서 상공자원부차관의 내부승진사이를 오가고 있고 정보통신부에는 이상희 전과기처장관과 서정욱 전과기처차관이 마지막까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문체부장관에는 주돈식 청와대공보수석의 영전설과 강인섭 민자당의원 기용설이 팽팽히 맞서고 있고 과기처에는 경상현 체신차관 배순훈 대우전자사장 심상철 과기원장이 복수로 거론된다.
보건복지부와 노동부 환경부등에는 민자당의 김용태 김중위 백남치의원등과 배무기 서울대교수등의 이름이 꾸준히 부상되며 보훈처장에는 황창평 안기부1차장의 기용이 굳어졌다는 후문이다. 이밖에 정무2장관 후보에는 김옥렬 전숙대총장 김천주 주부클럽연합회장등이 포함돼 있다.【신재민·이유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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