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타려니 온보현겁나고/걸어가려니 「지존파」무섭고/버스타려니 다리 무너질까/세금 내려니 세도들 생각나/군 하극상에 「장교 길들이기」/「우째 이런일이…」 계속 압권 끊임없이 터진 대형 사건 사고로 유난히 몸살을 앓았던 올해는 그 충격만큼이나 갖가지 「유행어」도 풍성하게 만들어 냈다.
가장 오랫동안 회자한 최대 유행어는 「복지불동」. 정계 유명인사들도 심심찮게 입에 올릴 만큼 한해를 풍미했던 이 말은 복지안동(눈치만 보기) 복지뇌동(머리만 굴리기) 복지수동(손만 놀리기)등의 아류를 파생시켰다. 특히 공무원들의 복지부동은 신토불이에 새로운 뜻(땅에 납작 엎드려만 있다보니 몸과 땅이 둘이 아니다)을 부여하는등 4자성어 시리즈가 때를 만난듯 유행했다.
지난해 압권을 이뤘던 「우째 이런 일이…」는 잇달아 터진 대형 사건으로 올해도 변함없이 자리를 굳혔다.
급기야 『택시를 타려니 온보현이 겁나고, 걸어가려니 「지존파」가 무섭고, 버스를 타려니 다리 무너질까 두렵고, 세금내려니 세도들이 생각나고, 지하철을 타자니 전동차 설까 두렵다』는 풍자가 대학가를 휩쓸었다.
법정에서 변호사가 사형제도의 폐지를 역설하며 자신을 변호하자 『지금까지 변호인께서 하신 말씀은 한마디로 쓸 데 없는 말이었습니다』라는 온보현의 최후진술은 두고두고 법조계뿐 아니라 국민에게 개운찮은 뒷맛을 남겼다.
장교 무장탈영과 관련한 「장교 길들이기」, 지존파의 「살인공장」등도 올해가 낳은 어두운 말이었다.
서강대 박홍총장의 「주사파」발언도 빼놓을수 없는 인기품목. 박총장의 연이은 폭탄발언으로 「빠콩(박홍)시리즈」라는 농담과 단행본까지 나왔다.
12·12사건 피고발인 기소유예처분으로 현 정부가 「문민적 정부」 「군민정부」라는 비아냥을 받았으며, 거듭된 인사파행으로 「인사가 만사」는 「인사가 망사」라는 말로 수모를 겪었다.
이밖에 「X세대」 「미시족」에 이어 건강진단을 받는 40대를 일컫는 「체크족」, 유통업계를 휩쓴 「가격파괴」와 뒤이은 「비용파괴」 「가격창조」도 올해를 풍미한 말의 주인공이었다.【황유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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