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깅그리치의 교훈/오미환 국제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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깅그리치의 교훈/오미환 국제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4.1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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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정치인중 요즘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라면 단연 뉴트 깅그리치하원의장내정자를 꼽아야 한다. 미국의 상·하 양원을 장악한 공화당의 유력한 지도자중 한사람이며, 하원의장 자리가 미국에서 대통령과 부통령다음의 정치 서열 3위이기 때문이다. 내년 1월 개원할 하원에서 40여년만에 공화당 소속 하원의장으로 공식 선출될 그는 미래 정보화사회가 가져올 변화와 그에 따른 정치변혁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그는 이달초 하원의장 지명연설에서 자신이 직접 서문을 쓴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 부부의 최신작 「새로운 문명의 창조―제3 물결의 정치」를 동료의원들에게 필독서로 추천했다. 이 책은 제3의 물결 곧 정보 혁명이 주도하는 미래사회의 새로운 정치기구와 행태들을 예고하고 있다.

 그는 그러한 새 문명에 걸맞는 21세기 정치, 21세기 의회를 만들 것을 제안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그는 의회의 모든 법안을 컴퓨터 통신망에 올려 유권자들의 반응을 흡수한 뒤라야 입법이 이뤄지도록 제도화할 것을 추진하고 있다. 로비스트들과 의원들간의 은밀한 거래로 입법이 좌우되는 것을 막고 「풀뿌리 민주주의」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정보혁명 시대의 새로운 민주주의 실험이라고 할 수 있는 이 구상은 아직 입법 절차개선이라는 방법론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컴퓨터와 통신의 결합으로 이뤄진 첨단 과학정치의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는 자칭 「보수적 미래주의자」이다. 얼핏 어색해 보이는 「보수」와 「미래」의 어울림에 대해 그는 『참된 보수주의자는 과거의 교훈으로부터 미래를 창조한다』고 설명한다. 역사학자 출신답다.

 그가 하원의장에 지명되기 3일전인 지난2일 우리 국회는 내년도 예산안을 날치기 통과시켰다. 미국 의회의 「미래실험」과 비교할 때 우리 국회는 얼마나 초라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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