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실 이관보다 한은독립 더 열띤 토론 정부조직법개정안이 국회의 통과의례를 거치고 있다. 행정경제위는 20일 공청회를 열어 정부조직법에 대한 검증작업을 벌였다. 진술인은 민자당이 추천한 김용래 경희대정보산업대학원장 방석현 서울대행정대학원교수 민주당이 추천한 서경석 경실련사무총장 오연천 서울대행정대학원교수등 4인이었다.
이들은 모두 정부조직개편의 당위성에 공감을 표시했다. 30년전의 틀로는 시대의 변화를 담아낼 수 없다는데 한 목소리를 냈다. 『낙후된 정부부문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회』(김원장) 『작고 강한 정부는 올바른 방향이다』(서사무총장) 『군살을 도려내는 의지가 보인 개편』(오교수)등으로 총론에서는 이론이 없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화시켜야 하는가, 즉 각론에서는 진술인들의 처방이 달랐다. 특히 여야가 팽팽히 맞서있는 한은독립문제와 예산실의 총리실이관여부에 대해서는 진술인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총무처장관과 서울시장을 역임한 김원장은 『이번 개편은 중복된 기능을 조정하자는 취지』라며 『때문에 예산실의 분리는 개편의 전체적인 틀에 맞지않는다』고 말했다.
민주당추천인인 오교수는 『재경원의 거대화를 우려하는 시각, 일관적인 재정운영을 강조하는 주장 모두 일리가 있다』고 중도적인 입장을 취했다. 오교수는 대신 『재경원에 예산실이 있게 된다면 경상지출부문에 대한 부처의 자율편성권을 부여하는 예산제도의 개혁이 수반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산실의 총리실이관은 공청회의 소수의견이었다.
반면 한은독립문제는 열띤 토론의 대상이었다. 방교수는 『일본 프랑스 영국 캐나다 이탈리아의 경우 통화신용정책운용에 있어 중앙은행은 재무부의 지휘감독을 받는다』고 한은독립에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서총장은 비대해진 재경원의 권한을 분산, 금융자율을 확보하기 위해 금융부문을 독립, 한은에 맡기자는 주장을 했다. 오교수는 『한은의 독립보장을 위한 제도적 보완과 탈정부화를 뒷받침할 수 있는 관련법의 개정이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원들은 공청회의 흐름을 자기당 쪽으로 끌어들이려는 질문을 벌였다. 유준상(민주)의원은 『예산 금융을 총괄하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며 『우리 당은 한은이 정부로부터가 아닌 정부내의 독립을 하자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반해 이승윤(민자)의원은 『미연방은행은 미국의회에 책임진다』면서 『그러나 우리정치의 수준으로 볼 때 국회에 책임지는 것은 오히려 정치영향을 더 받는다』고 주장했다.【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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