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방한계선 지나 “비행금지선 아래” 교신/자력으로 위치판단… 눈내려 표지판 못봐/초소안 초병 소리못들어 경고사격 안해 지난 17일 북한 지역에 불시착한 미군 헬기는 조종사가 위치를 잘못 판단해 군사분계선을 넘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19일 군당국에 의하면 사고 헬기의 시간대별 항로를 추적한 결과 조종사들은 17일 상오10시40분께 마지막 교신에서 자신들의 위치를 잘못 판단해 실제보다 10 남쪽인 군용비행금지구역 아래라고 밝힌뒤 『곧 회항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고 헬기는 이미 남방한계선을 지나 있었다. 이어 헬기는 군사분계선과 북방한계선을 넘어 간뒤 산을 돌아 넘으려는 듯 고도를 높이며 왼쪽으로 크게 선회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교신내용 및 항적에 따라 군당국은 조종사들이 지형에 밝지 않아 위치 착각을 일으켜 군사분계선을 넘은 것으로 잠정결론을 내리고 있다.
남한지역에서 헬기가 비행할 수 있는 마지막 지점은 남방한계선이다. 이 아래로 군용비행금지구역과 민간비행금지구역이 차례로 설정돼 있다.
그러나 군용기의 경우 전방 작전을 위해 제한 통제를 받으며 군용비행금지구역을 넘어가는 수가 있다. 군용기는 작전을 하다 지상에 있는 표지를 보거나 스스로 위치파악을 하며 남방한계선 앞에서 돌아 오도록 되어 있다. 특히 헬기들은 속도가 빠르고 고도가 높은 전투기와는 달리 계곡을 따라 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지상관제소가 통제하는 대신 자력으로 위치를 파악하며 비행하는 바람에 가끔 월경하는 수도 있다.
여기에다 남방한계선 지역에는 월경금지 표지판이 있으나 경사면으로 세워져 있어 눈이 내릴때는 식별이 어렵다는 것이다. 또 비무장지대의 우리 초병은 북쪽으로 비행기가 넘어갈 경우 항로 전방에 위협 경고사격을 하도록 되어 있으나 사고 당일은 영하 30도의 추위로 초소안에 있었던데다 인근 발전기 소음으로 헬기나 북의 포격 소리를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손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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