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북·미 시비자제… 걸림돌 안될듯/헬기사건이 북·미관계에 미칠 영향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북·미 시비자제… 걸림돌 안될듯/헬기사건이 북·미관계에 미칠 영향

입력
1994.12.20 00:00
0 0

◎북 “장기화 득안된다” 협조자세/미도 “경수로와 연계안해” 신중 미국정부는 지난 17일 군사분계선 동북부지역에서 발생한 미군정찰기 추락으로 미군 조종사 한명이 사망했는데도 이번 사건이 걸음마단계인 북·미관계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원만히 수습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것 같다.

 백악관은 18일 하오(현지시간) 짤막한 성명을 통해 데이비드 하일먼준위의 사망사실을 발표하고 생존 승무원의 조속한 송환을 요구했다. 빌 클린턴미대통령은 이 성명에서 이번 사건으로 「불필요한」인명피해가 난데 대해 유감을 표시했으나 더 이상의 시비는 자제했다. 윌리엄 페리국방장관도 이날 하일먼의 유족에게 조의를 표하는 4줄짜리의 간단한 성명을 내고 국방부가 이번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철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워싱턴의 관측통들은 클린턴대통령과 페리장관의 성명서에 북한측을 자극하는 문구가 의도적으로 배제돼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워싱턴의 한반도문제 전문가들은 북한측도 과거와는 달리 사태해결에 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들은 강석주북한외교부부부장이 사고발생 직후 평양에 도착한 빌 리처드슨의원(뉴 멕시코주·민주당)을 만난 자리에서 「불행한 일」이라는 용어를 써가며 사태해결에 협력할 의향을 밝힌 사실을 지적했다.

 워싱턴이나 평양 모두가 과거와 같은 격렬한 비방이나 호전적 발언을 애써 삼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점이 이번 사태의 조기해결 전망을 밝게 해주는 증좌라고 말했다. 여기에 리처드슨의원이 우연히 평양체류중 미대통령특사 자격을 부여받고 중재에 나서고 있는 것도 조기해결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무엇보다도 북한이 이번 사건을 장기화하거나 정치문제로 비화시켜 얻게 될 소득이 별로 없다는 사실을 들어 그들이 가까운 장래에 사체및 생존자의 송환문제를 매듭지을 것으로 전망했다.

 윌리엄 테일러전략및 국제문제연구소(CSIS)부소장은 『북한이 그토록 열망하던 미국과의 관계개선 문턱에서 일을 망치려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조심스런 낙관론을 폈다. 존 월프스탈미군축협회(ACA) 연구원도 『북한지도부는 그들이 시간을 끌수록 미의회의 공화·민주당 양진영에서 반북 공동전선을 형성하리라는 점을 잘 알고 있을것』이라면서 북한이 멀지않아 「인도적 배려」를 내세우며 생존 승무원및 사망 승무원 유해 송환의사를 표명할 것으로 점쳤다.

 한편 일부 의원들은 미국정부가 이번 사건과 대북경수로 지원문제를 연계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나 대다수의 의원들은 두가지 이슈는 전혀 별개의 문제로 이를 분리시켜 다루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처드슨의원과 같은 지역구 출신인 피트 도메니시상원의원(공화당)은 이날 NBC방송에 나와 『미국이 강경하게 몰아붙여야 한다』면서 북한이 승무원들을 송환할 때까지 경수로 건설자금을 지원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차기 연방하원의장으로 지명된 공화당의 뉴트 깅그리치의원은 『인내심을 갖고 차분히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며 신중론을 폈다. 최근 북한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민주당의 폴 사이먼상원의원도 『미국이 장기적인 이익을 고려해 조용히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측은 지난 77년 발생한 미군헬기 격추사건 당시의 예를 들어 북한이 이번에도 하일먼준위의 시체와 생포된 보비 홀준위를 동시에 송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북한은 77년 7월 13일 실수로 북한측 영공을 침범한 미육군소속 헬기를 격추시켜 승무원 3명을 사망케하고 1명을 생포했다가 3일만에 생존자와 사망자의 유해를 동시에 송환했었다. 워싱턴 관측통들은 그러나 북한측이 6백만달러 상당의 OH58 헬기는 인도하기를 꺼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워싱턴=이상석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