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시설 무력화 지능적 수법/가짜주차권 대량제작·바꿔치기 등 갖가지/주차원 모두관련 충격… 전국적현상 의혹 김포공항 주차관리원들의 주차비 횡령사건(본보 12월6일자 31면)을 수사해온 검찰이 18일 주차원 70명의 주차비 횡령사실을 밝혀내 그동안 의혹을 받아오던 공영주차장의 횡령수법과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서울지검 남부지청 특수부는 이날 김포공항관공단 주차관리원 김진환(30·서울 강서구 방화2동)씨등 10명을 업무상 횡령 혐의로 구속하고, 횡령액수가 적은 천문섭(26)씨등 53명을 불구속입건하는 한편 추모(35)씨등 7명은 공단측에 비위사실을 통보했다.
김씨등은 92년9월부터 지난 10월까지 가짜주차권을 대량 제작하거나 이용객들에게서 주차권을 되돌려받아 조작하는 수법으로 적게는 4백8만원에서 최고 2천4백10만원까지 횡령해 나눠가진 혐의다.
이들의 횡령수법은 김포공항의 자동화된 첨단 주차관제시스템도 무용지물로 만들 정도로 다양하고 교묘했다. 이들은 우선 주차장 입구 바닥에 설치된 감지기 위에 금속성 쓰레기통과 쓰레받기등을 올려놓고 주차권 발급기에는 이물질을 집어넣어 기록은 찍히지 않고 주차권만 빼내는 수법으로 가짜 주차권을 발행했다. 또 입구쪽에 설치된 주차권 발급기의 광센서(빛 감지기)가 전조등 빛을 계속 받으면 기능을 상실해 동일번호의 주차권이 1백11장까지 나오는 점을 이용, 다량의 가짜 주차권을 만들었다.
직원들은 이렇게 만든 가짜주차권을 보관하고 있다가 주차시간이 긴 차량의 주차료 징수근거로 주차시간이 짧은 가짜 주차권을 남겨두는 수법으로 차액을 횡령했다.
또 주차를 마친 운전자들에게서 되돌려받은 보관용 주차권 마그네틱선에 입력된 정보를 자석으로 지우고 주차시간을 줄여 다시 입력, 차액을 가로채는 수법도 빈번히 사용했다. 특히 1개월 이상 장기 주차 승용차들에게는 사전에 준비해 둔 소액주차권으로 주차권을 바꿔치기 해 주차료를 정기적으로 횡령하기도 했다.
주차관리원들이 이처럼 장기간 주차료를 횡령할 수 있었던 것은 공단측 자체감사때 주차권 장수와 액수만 대조할 뿐 일련번호등은 확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사결과 주차관리원들 모두가 조직적으로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고, 그런 수법으로 범행해온 일부 관리원들이 지방공항으로 이동됐다는 점에서 주차료 횡령이 김포공항에만 국한되지 않았으리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김포공항 주차계기와 같은 일본 아나모사 제품을 사용하는 국내 주요 공영주차장에서도 같은 수법이 일상화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김포공항관리공단측은 관리감독 책임을 물어 전·현직 주차관리과장등 5명을 직위해제한 것으로 사건을 덮으려 하고 있으나 이번 수사를 계기로 철저한 관리와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 검찰의 견해다.【정덕상·장학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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