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서스 지역과 확전 가능성도 부담/협상 여의치 않을땐 무력해결 불가피/ 보리스 옐친대통령은 과연 루비콘강을 건널 것인가. 옐친은 15일 체첸에 대해 무장해제시한을 48시간 연장한다고 발표했으나 조하르 두다예프체첸대통령이 이를 무시할 경우 선택 카드가 별로 없어 보인다.
양측은 현재 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가능성을 보이기는 했으나 성과를 거두리라고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옐친으로서는 체첸의 무장해제와 독립불인정이라는 무력개입목적을 달성해야 하지만 두다예프체첸대통령의 항복을 받아내지 못하는한 이는 결코 이루기 어렵다. 옐친이 목표를 이루지 못한채 군대를 철수시킬 경우 자신의 정치적 입지에 심각한 상처를 입는다.
옐친이 선뜻 전면공격 명령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도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 의하면 모스크바시민중 70%가 옐친의 군사행동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 89년부터 옐친을 지지해온 예고르 가이다르 전총리등 이른바 개혁·진보세력이 이번 사태에서 옐친에게 등을 돌리고 있어 오는 96년 대선 재출마 의사가 있는 옐친으로서는 이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이밖에 잉구세티아자치공이 체첸지지를 선언한 것처럼 자칫 그로즈니에 대한 전면공격이 코카서스전지역과의 전면전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부담이다.
이 때문에 옐친정부는 그로즈니봉쇄를 통해 두다예프정권을 계속 압박하면서 무장해제와 총선거 실시라는 러시아의 목표를 관철시킬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체첸의 독립요구를 수수방관할 수 없는 옐친으로서는 두다예프와의 협상이 여의치않을 경우 이같은 위험부담을 감수하면서도 무력에 의한 사태해결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쓸 수도 있을 것이다.【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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