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지방자치시대 “새장”/“진정한 「지역언로 개척」의 기폭제로”/지역민방/전국 54지역서 문화·정보전달 다양/케이블TV 부산 대구 광주 대전등 전국 4개 도시에서 95년4월 이후부터 개국할 지역민영TV방송이 방송의 지방자치시대를 연다. 일제강점기인 1927년, 경성방송국 시험방송이 개시된 이래 우리나라의 방송은 지난 60여년간 강력한 「중앙집중적 전제군주체제」를 고수해 왔다. 즉, 서울에서 만들어져 일방적으로 「하달」되는 방송, 지방에 사는 사람들로서는 「그쪽 얘기」만 전해지는 그런 방송이 변화없이 지속돼온 것이다. 이같은 방송형태는 「모든 길은 서울로」 통하는 그동안의 행정체제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95년6월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기초·광역자치단체장선거와 의회선거가 동시에 실시돼 명실상부한 지방자치시대를 열게 된다. 지역민방이 방송의 지방시대를 열 수 있는 기폭제로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행정의 지방시대라는 새로운 방송환경이 맞물리기 때문이다.
지역민방의 개국과 함께 시작될 두드러지는 생활의 변화는 우선 4대 도시와 인근 지역에 그동안 서울 일원에서만 시청했던 SBS 프로그램의 대부분이 중계되는 것이다. 지역민방 편성기준에는 자체 제작프로그램 최저선인 15%를 제외한 나머지 편성을 외부공급프로그램으로 채울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지역민방이 독립프로덕션에서 받는 외주프로그램을 감안하더라도 전체편성 가운데 최소 70%에 달하는 프로그램을 SBS에서 공급받게 된다.
그러나 지역민방의 진정한 의의는 SBS 중계가 아니라 해당지역을 기준으로 지역프로그램제작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데 있다. 현재 KBS나 MBC 지방계열사의 지역프로그램비율은 전국평균 10%선에도 못미치고 있고, 그나마도 중앙 방송국의 프로그램에 양념을 맞추는 정도라는 비난을 받을 정도로 소극적인 제작행태를 보여왔다. 반면 전체편성 가운데 최소 15%를 자체제작하는 4개 지역민방의 편성책임자들은 하나같이 『지역인의 민의를 수렴하고, 생활을 반영하는 진정한 지방언로를 개설하겠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는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자치의원등을 선거로 뽑는 지방정치시대에 단순한 호언이 아니라 지역방송으로서 실현성있는 새 영역을 일구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국 54개 지역에 산재한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국도 지방, 또는 지역언론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행 종합유선방송법에는 지역종합유선방송국이 생활정보와 공지사항등을 중심으로 한 자체제작프로를 편성토록 돼 있다. 비록 시사보도는 허용되지 않겠지만 다양한 문화·생활정보가 지역종합유선방송국을 중심으로 유통될 여지가 큰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지역민방과 케이블TV 지역종합유선방송국을 통해 최소한 뉴스보도 문화 생활정보 특집등의 부문에 걸친 방송장르에 지방제작관행이 정착될 것으로 보인다.【장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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