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호기” 우호세력확대 분주/“동교동계 「중립」 묶어두면 승산”/양측간 「밀약」 가능성엔 경계도 민주당의 유력한 차기당권후보인 김상현고문은 요즘 잘 웃는다. 원래 친화력으로 치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마당발」이지만, 최근 그의 미소는 성품을 넘어서는 어떤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는게 중론이다.
김고문은 13일 서울·경기 지방의회의원들과의 조찬간담회에서 『새로운 리더십을 창출하자』고 시종 자신감 넘치는 연설을 했다. 참석자들이 『좌중이 그의 입심에 함몰됐다』고 말할 정도였다.
김고문의 자심감과 밝은 표정을 주변에서는 「당권에로의 접근」으로 확대해석 하기도 한다. 이런 주장은 다분히 당권경쟁의 기선을 잡으려는 선전적 측면이 있기도 하지만, 상황이 유리해지고 있다는 김고문측의 실제 판단이기도 하다.
김고문측에서는 상황변화를 12·12투쟁, 이기택대표와 동교동계의 갈등으로 서슴없이 말한다. 한 측근의원은 『후농(김고문의 호)은 항상 이대표를 지원하는 후광(김대중아태재단이사장의 호)의 의중이 버거웠다』며『그러나 이제는 그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단정한다. 김고문측은 『12·12투쟁을 통한 이대표의 홀로서기가 김이사장의 영향력배제를 의미하고, 이를 잘 아는 동교동계가 이대표를 지원할리 만무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김고문측은 이 틈새를 최대한 이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개적이지는 않지만, 내밀하게 김이사장과의 우호회복을 도모하고 있는 인상이다.
물론 김고문은 『동교동계의 지원이 없어도 당권을 장악할 수 있다』고 장담한다. 이는 동교동계를 향한 우호 제스처가 연대로 발전하리라는 확신도 없는데다, 오히려 다른 계파의 견제를 유발할 수도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고문은 최근 『김이사장과 나는 서로 만나지 않더라도 뜻을 안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여러 차례 했다. 또 참모들이 『김이사장을 만나라』고 조언하면, 『나에게 맡기라』고 말한다고 한다.
김고문은 이런 우호적인 행보로 최소한 동교동계를 확실한 「중립」에 묶어두겠다는 심산인듯하다. 지난 전당대회때 권노갑 한광옥최고위원등 김이사장의 측근들이 전폭적으로 이대표를 지원했지만, 근소한 차로 석패했기 때문에 김이사장의 중립은 곧 자신의 승리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는 달리 김고문의 주변에서 걱정스런 「계산」이 없는 것도 아니다. 12·12투쟁의 와중에서 이대표가 나름대로 입지를 높였고, 또 동교동계가 김이사장의 여러 「가능성」을 의식해 김고문의 지역색채를 꺼리고 있다는 현실이 바로 우려하는 대목이다. 또한 김고문의 의도와는 달리 이대표와 동교동계가 상호필요에 의해 일정한 밀약아래 타협을 이뤄낼 수도 있다. 그래서 국회일정후 이루어질 김이사장과 이대표의 회동에 적잖은 신경을 쓰는 눈치다.
김고문은 자신의 기대와는 여건이 반대로 갈 경우를 대비, 연말이나 연초에 조기전당대회를 공식요구하는 독자행보의 스케줄도 준비하고 있다. 김고문이 이부영최고위원이 입원했을 때 찾아가 2시간이상 밀담을 나누고, 홍영기부의장 김영배 안동선의원등 중진들을 자신의 연구단체인 환경포럼에 영입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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